고흥길, 北이탈청소년 대안학교 방문 뒤 "지원확대 검토”
2012-07-04 18:24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고흥길 특임장관은 4일 북한이탈 청소년들의 사회적응을 돕기 위해 설립된 여명학교를 방문해 "생각보다 너무 협소하네"라고 말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중구 남산동의 건물을 임대해 운영되고 있는 여명학교를 찾은 고 장관은 미술실, 컴퓨터 교육실 등을 둘러보고 학교 관계자들의 고충을 청취했다.
여명학교는 2010년 고교과정으로 인가 받았지만 현재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명학교의 한 교사는 "탈북자들을 데리고 국경을 넘었을 땐 포기할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이 더 힘들다"면서 "카터 대통령 일행들이 학교를 찾았을 때 '정부에서 같이 해야 되는건데 이상하다'고 말해 민망한 적이 있었다"고 말하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이 교사는 "지금 가르치면 나중에 오히려 돈이 덜 든다. 미래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교육청에서는 '정책적으로 결정이 나야지 실무자 선에선 할 수 있는게 없다'고 말한다"며 고 장관에게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이후 그는 학생들에게 직접 배식을 하고 오찬을 함께 했다.
북한 이탈학생들은 고 장관과 수행진, 기자들을 보자 낯설어 하지 않고 "안녕하세요"라고 큰 소리로 인사하는 등 밝은 모습을 보였다.
고 장관은 오찬 자리에서 "소외감을 느끼는게 가장 나쁘다. 우리는 다 같은 민족이다"라며 "꼭 성공해달라. 여러분들 뒤에는 제가 있다"며 격려금을 전달했다.
그는 "왜 진작 안 왔는지 큰 잘못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북한에서 넘어와 겪은 고생들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지 않겠나"라고 위로했다.
또 "상황에 위축되지 말고 지금은 정부지원이 미약해도 시작단계니 이해해 달라"고도 했다.
여명학교 학생회장은 기자에게 "학교 공간이 좁아 불편하고 운동장이 없어 운동장에서 마음껏 운동하고 싶다"고 애로사항을 전했다.
고 장관은 학교 방문을 마친 뒤 "정부 손길이 미치지 못한 곳이 많이 있구나란 생각을 했다"면서 "북한이탈주민법 1~2개만 고치면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지원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