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수입차 한 번 몰아볼까?’… 무너진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

2012-06-28 16:00
2000만원대 초반부터 3000만원대 신제품 쏟아지며 고가 이미지↓<br/>수입차 진출 15년만에 1만배 성장… 올해 13만대·점유율 9% 전망

수입차 점유율이 10%를 육박하며 소비자들의 수입차에 대한 심리적 장벽도 사라지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수입 신차가 쏟아지며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사진은 28일 출시한 아우디 신형 A4·S4. (사진= 아우디코리아 제공)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나도 수입차 한 번 몰아볼까.’

수 년 전부터 시작된 수입차 가격파괴와 그에 따른 판매 급증이 ‘수입차는 고급’이라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현재 수입차 시장에는 2000만원대 초반부터 3000만원대 중후반에 이르기까지 한 차급만 낮춰도 젊은 층이 살 만한 모델이 즐비하다. 더욱이 국산 신차는 매년 10종 미만이 출시되는 데 반해 수입차는 지난해부터 차종 별로 50여 종의 신차가 쏟아지고 있어 선택 폭도 훨씬 다양하다. 이 역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주요한 요소다.

◆수입차 시장 15년 새 1만 배로= 1987년. 수입차 개방 원년의 수입차 판매는 단 10대. 본격 판매된 이듬해 역시 판매는 236대에 불과했으며, 1990년대까지 1996년(1만315대)을 빼면 연간 판매는 1만대를 넘지 못했다. 2001년까지 내수 점유율도 1%를 넘지 못 했다. 높은 가격 탓도 있지만 ‘수입차는 과소비’라는 사회 풍조가 수입차 구매에 큰 제약으로 작용했다.

그러던 수입차 시장은 유럽, 미국과의 FTA 체결 기대감이 높던 2000년대 후반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09년 6만1000여대이던 시장은 2010년 9만대, 지난해 다시 10만대를 돌파(10만5037대)했다. 내수 점유율도 5.4%까지 늘었다.

올 5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0% 늘어난 5만1661대. 지난 5월 기준 점유율은 9.4%로 10%를 어느덧 눈 앞에 두고 있다. 내수 시장 감소 속 나홀로 성장을 이어 온 결과다. 이 추세라면 올해 13만대 전후의 수입차가 판매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나란히 매출 1조원을 돌파한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아우디ㆍ폭스바겐코리아와 올해 총 공세를 펼치는 한국토요타 등 상위 5개사는 신차 파상공세를 통해 7.5%의 내수 점유율을 기록중이다. 특히 업계 1위인 BMW코리아는 지난 5월 3510대(점유율 2.8%)를 판매, 4000여 대를 판매한 르노삼성과 쌍용차를 턱 밑까지 추격중이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 확대가 국산차만 생각하던 기존 소비자들을 수입차로 끌어들이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에도 수입차 신차 공세 이어져= 올 하반기에도 수입차의 신차 공세는 이어진다.

상반기 판매 확대를 이끈 모델은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등 5000만원 대 이상의 베스트셀링카 외에 2000만~3000만원대 가격을 내세운 닛산 큐브, 토요타 신형 캠리, 프리우스 등이 있었다.

하반기 판매를 이끌 모델도 속속 출시된다. 아우디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준중형급 프리미엄 세단 A4ㆍS4 신모델을 내놨다. A4는 4430만~5610만원, 고성능 버전인 S4는 8480만원. 성능은 높아진 데 반해 이전 모델에 비해 가격대를 소폭 낮아졌다.

연이어 한국닛산은 신형 알티마 폭스바겐코리아는 신형 파사트와 비틀 등 3000만원대의 주력 차종을 출시한다. 업계 1위 BMW는 올 상반기 3시리즈 출시에 이어 하반기에 6시리즈 그란 쿠페, 신형 M5, 신형 X6M 등 고성능 모델을 잇따라 선보인다. 주력 모델은 아니지만 BMW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힐 수 있는 고성능 모델이다. 올들어 전년대비 두 배 이상의 판매고를 보이고 있는 토요타 역시 스포츠카 86으로 브랜드 이미지 높이기에 나선다.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적은 포드코리아나 GM코리아, 스바루코리아 역시 각각 신형 이스케이프, ATS, WRX STi를 출시, 시장 확대 및 브랜드 이미지 높이기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