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시간문제"
2012-06-14 18:04
"유로존 위기, 일본식 장기불황 닮을 것"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는 14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시간문제”라며 “이탈리아 또한 스페인 상황에 따라 구제금융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한 신 교수는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유로존 재정위기는 향후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이 될 확률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로존 위기의 근본은 은행을 통한 자본유출입 위기”라며 “현 재정위기는 유입된 자본이 다시 유출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위기 대응 방안들에 대해서도 “유로본드를 도입한다 해도, 재정위기는 해결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자본유출입은 해결할 수 없다”면서 “일단 통합된 예금보험제도와 담보제도, 은행구조조정제도 등을 통칭하는 ‘뱅킹유니온’을 통해 올바로 가고 있지만, 사실상 늦은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그리스는 실물경제가 작으므로 유로존 탈퇴 시 다른 국가의 지원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여타 금융시장으로의 전이효과가 적을 것”이라며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동부쪽으로 진출한 은행들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이 120%를 넘는 등 스페인에 큰 위기가 온다면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유로존 위기의 해법에 대해 신 교수는 “정치적인 컨센서스만 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유럽위기 근본에 대한 공유된 인식과 그것을 토대로 한 대처방안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 유로존 위기 상황에 대한 한국경제의 여력에 대해서는 “리먼 사태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여러차례 자금 회수를 해나가는 등 금융충격은 어느정도 해소됐다”면서도 “다만 실물경제 충격에 대비해서는 산업경쟁력을 키우는 등 고삐를 죄고 좀더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신 교수는 현재를 가리켜 ‘과잉 유동성이 회수되는 상태’라며 “유럽계 은행들의 자금이 다시 회수되는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금융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을 보면, 세계 경제가 얼마나 많이 연결돼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통화정책에 대해 그는 “지금은 유동성 회수 단계이므로 금리를 내릴 단계”라며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신 교수는 향후 거시건전성 정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금은 경기가 후퇴하고 있으나, 나중에 경기가 회복돼서 다시 팽창기에 접어들면 어떤 정책을 써야하는가 하는 과제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그 때는 단순히 금리로 물가와 금융안정을 잡는 통화정책보다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거시건전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사례로 그는 우리나라에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선물환 포지션한도와 거시건전성부담금 제도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