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수업 강행하더니… 학생·학부모, 주말 학원 불법교습 활개
2012-06-12 17:47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교육과학기술부가 마땅한 대안없이 주5일 수업을 강행한 결과 주말 학생·학부모의 발길이 불법교습 학원으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일 수업을 대체 할 만한 마땅한 프로그램이 없는 현실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불법교습 학원 택하는 셈이다.
더욱이 이런 심리를 이용해 학원들은 주말을 이용해 숙소를 제공하는 등 불법 기숙형 학원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심지어 모텔을 불법으로 개조해 기숙형 주말캠프를 여는 곳도 있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 소재 A학원의 경우, 학원이 위치한 같은 건물 3층에 간이침대 등 숙박시설을 무단으로 설치했고, 경기도 고양 소재 B학원은 건물 3층에서는 입시 수업을 하면서 14층에서는 기숙시설을 갖추면서 단속 당시 재수생 8명이 교습료 외 숙박이용료 30만원을 내고 숙소를 이용하던 것이 적발됐다.
12일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3개월간 시·도교육청 소속 8974명의 인원을 투입해 전국의 학원 및 교습소 2만1950곳을 대상으로 단속을 벌여 1601건(7.3%)의 불법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 등의 행정조치를 취했다.
적발된 업체에 대해서는 시정명령·경고 927곳(63.1%), 교습정지 70곳(4.8%), 등록말소 7곳(0.5%), 고발 조치 184곳(12.5%) 등의 행정처분을 실시했다. 282곳(19.1%)은 현재 처분이 진행 중이다.
시·도별 적발건수는 점검 학원수 대비 서울 389건(5.4%), 경기 290건(4.4%), 대구 193건(20.3%), 충남 118건(21.7%), 인천 91건(10.3%), 부산 84건(5.6%) 순이다. 점검학원 대비 적발 비율은 경남, 전남, 충남, 대구 지역이 높게 나타났다.
7대 학원중점관리구역에 대한 적발 결과는 점검 학원수 5520곳 대비 339곳(6.1%)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대치동 94곳(27.7%), 서울 중계동 59건(17.4%), 경기도 분당 46곳(13.6%), 대구 수성구 39곳(11.5%), 경기도 일산 37곳(10.9%), 서울 목동 34곳(10.0%), 부산 해운대 30곳(8.9%) 순이다.
또 학원 인접 숙박시설 및 주거 등에서 주말에 불법적으로 기숙학원을 운영해 적발된 곳도 전국적으로 22곳에 달했다.
지난해 7월부터 서울 도곡동에 오피스텔을 얻은 뒤 2∼6명 단위의 소규모 중학생을 대상으로 월 40만∼60만원의 교습비를 받고 주당 2, 3회씩 국어, 수학을 가르쳐 온 무등록 학원도 적발돼 형사고발됐다.
중·고등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43세·대치동)는 "물론 주말에 아이들을 일반 학원보다는 취미생활을 시키면 좋지만 주말용 학원들이 득세하는 데 외면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