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車 시장 올들어 첫 상승세… 수입차 ‘지각변동’

2012-06-06 14:38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내수 자동차 시장이 지난 5월 올들어 사실상 처음으로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개월 연속 역대 최대 판매고를 기록한 수입차 여파로 국산-수입차 구분이 점점 희미해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국내 완성차 5사 및 한국수입차협회(16개사)의 이달 초 판매실적 집계치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 자동차 시장에선 전년동기대비 3.1% 늘어난 12만5123대가 판매됐다.

내수 자동차 시장은 올들어 매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설 연휴 유무에 따른 기저효과로 2월 7.5% 늘어난 적은 있으나 1~2월을 합하면 월평균 5.3%씩 하락했다. 1~4월 평균 하락률은 6.0%. 하지만 5월 들어 신차가 없었던 르노삼성을 제외한 대부분 국내외 회사의 판매가 늘며 소폭 성장세로 돌아섰다. 주가 폭락 등을 유발한 유럽발 경기침체 위기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신차효과… 신형 싼타페ㆍK9 판매호조= 현대차는 이달 5776대가 판매된 신형 싼타페를 앞세워 전년동기대비 0.9% 소폭 늘어난 5만5450대(트럭ㆍ버스 제외)를 판매했다. 기아차 역시 1500대가 판매된 K9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7.6% 늘어난 3만6191대를 판매했다. 올들어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한국GM도 4.9% 늘어난 1만3005대로 꾸준한 실적을 보였다. 경차 쉐보레 스파크(6189대)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지난달 출시한 스포츠카 쉐보레 콜벳도 4대 판매됐다. 르노삼성은 41.8% 줄어든 4665대, 쌍용차는 16.8% 늘어난 4104대로 치열한 4위 싸움을 연출했다.

대거 신차를 쏟아낸 수입차 16개사는 전년동기대비 무려 33.4% 늘어난 1만1708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세운 월간 최대판매기록(1만668대)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업계 1위 BMW코리아가 22.9% 늘어난 3510대를 판매한 것을 비롯, 아우디코리아(1280대)는 51.3%, 한국토요타(1273대)는 무려 126.9%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 회사는 올들어 신형 캠리, 신형 프리우스, 렉서스 신형 GS시리즈 등 연이어 신차를 선보인 바 있다.

다만 수입차를 제외한 국산차 대부분은 아직 시장 회복세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싼타페 신차효과를 제외하면 국내 판매는 실질적으로 줄었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수입차 점유율 9.4%.… 국산-수입 구분 무색= 이 달 수입차 점유율은 역대 최초로 9%를 넘어 9.4%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점유율 6.7%에 비하면 무려 2.7%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각 사별 점유율을 살펴봐도, 올들어 부진한 르노삼성이 3.7%, 쌍용차가 3.3%, BMW코리아가 2.8%로 사실상 이들 3사는 1%포인트 미만에서 경합했다. 또 벤츠코리아, 폭스바겐코리아 등 수입차 상위 5개사 모두 1%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 밖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44.3%, 28.9%로 총 73.2%의 지분을 차지했으며. 한국GM이 10.4%로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점유율을 이어갔다. 요컨대 내수 자동차 시장이 현대기아차의 양강 구도에 한국GM이 1중, 나머지 국내 2개사와 수입 5개사가 4위를 놓고 경합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9년부터 눈에 띄기 시작한 수입차의 공세가 올들어 가속화되고 있다.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수입차와 이를 막으려는 국산차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