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2분기 실적전망 ‘급하향’… 증시반등 발목잡나

2012-06-04 00:38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국내 증권사가 기업분석을 하는 주요 상장사들의 2ㆍ4분기 실적 전망치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1900선이 무너진 이후 일부 종목의 실적 전망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분석한 3곳 이상의 증권사 추정치가 존재하는 112개사의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재무제표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비교해 본 결과, 60.71%에 달하는 68개사가 코스피 연중고점(지난 4월 3일) 대비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개사는 적자폭이 확대됐으며, 이 기간 이 종목군 주가는 12.34% 하락해 코스피지수 하락률(-10.04%)을 밑돌았다. 또한 코스피 1900선이 무너진 이후로는 영업이익 추정치가 최대 56%포인트까지 낮춰진 종목도 있다.

종목별로 동국제강의 경우 지난 4월 3일 2분기 영업이익이 376억원으로 추정됐으나 최근 176억원으로 53.15% 낮게 추산됐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코스피 1900선이 깨지기 전에 추정 영업이익은 389억원으로 3.38% 높여 잡은 바 있다. 불과 2주새 전망치가 56.53%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또한 순이익의 경우 4월 초 73억원으로 전망됐으나 현재 15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김강오 한화증권 연구원은 “동국제강 매출의 50%가 후판 판매이며 30%가 철근 판매”라며 “현재 국내 조선시황 악화로 후판 판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조선사들의 올해 선박 수주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도 후판 수요 회복은 어려울 것이나 3분기부터 고가 슬라브 소진이 마무리되므로 손익분기점에는 근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초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263억원이었으나 현재 136억원으로 47.97% 감소했다. 지난달 14일에는 연중고점 대비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235억원으로 10.52% 낮춰졌으나 증시가 급락 뒤 다시 37.44%포인트 낮춰졌다.

김진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최근 ‘디아블로3’를 비롯한 경쟁사들의 신작 출시로 온라인게임 경쟁 강도가 커졌다”며 “이에 2분기 실적은 기존 게임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인건비 등 영업비용 증가로 부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에 대해 적자설도 돌고 있지만 블레이드앤소울을 통한 매출 증가와 길드워2 출시로 3분기 후반이나 4분기 초반에는 우상향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LG디스플레이(-59.62%) 한화케미칼(-34.47%), LG유플러스(-32.21%), 삼성카드(-31.80%) 대한항공(-28.77%) 금호석유(-28.13%) 등의 2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지난 4월보다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현대산업(44.03%) 한진해운(35.44%) 삼성테크윈(32.71%) 삼성중공업(28.298%) 대우건설(27.86%) 등은 상향 조정됐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전망이 좋았다가 시간이 지나며 떨어지는 것은 일반적인 형태이나 급격하게 줄어드는 종목은 주의를 해야 된다"며 "기업실적의 변동폭이 크지 않고 꾸준히 개선되는 종목에 투자해야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