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내 진심을 몰라줄까?
2012-05-31 10:02
내가 말하는 진심, 내가 모르는 본심/매릴린 케이건과 닐 아인번드 지음/전나무숲
아주경제 박현주기자=“왜 사람들은 내 진심을 몰라줄까?” 이 책의 공동저자 매릴린 케이건과 닐 아인번드는 스스로 생각하는 만큼 우리가 그렇게 진실하지도, 친절하지도 않다고 말한다. ‘방어기제’에 진짜 마음이 반쯤 가려져 그럴 뿐이라는 것이다.
방어기제 뒤에 숨은 ‘진짜 마음’을 찾아 더 행복해지자는 이야기다. 방어기제는 상황에 따라 우리에게 필요하고 자연스러운 심리적 반응이지만, 반복해서 사용하거나 과도하게 의지할 경우에는 삶을 제한하고 행복을 훼방놓는다는 것을 다양한 상담사례와 연구결과를 통해 알려준다.
방어기제란 자아가 위협받거나 상처받을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속이거나 상황을 다르게 해석해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는 심리적 행위다. 이 방어기제가 있어 싫어하는 감정을 외면할 수 있고 불편한 감정이나 생각을 숨길 수 있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상황에 맞닥뜨리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성취도 하고, 인간관계도 넓어지며, 가정도 원만하게 굴러간다. 그런데 이렇듯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마음 한쪽이 허전하고, 삶이 정체된 것만 같고, 또 뭔가 부족한 것만 같을 때가 있다. 심지어 “나는 행복하지 않아”라는 말이 불쑥 튀어나오기도 한다. 마치 내 행복을 무언가가 자꾸 휘저어놓는 것만 같다.
왜일까? 자꾸만 뭔가를 갈망하는 이유는 뭘까? 욕심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지금의 삶이 나에게 맞지 않아서일까?.
더더욱 문제는 이런 방어기제의 움직임을 우리 자신도 눈치 채지 못한다는 점. 그러다 보니 가짜 마음을 진짜 마음으로 오해하고, 방어기제 때문에 생긴 문제를 또 다른 방어기제로 외면하려 든다.
다음은 저자들이 말하는 방어기제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아온 사람들의 행동특징으로 별문제 없이 평탄하게 살면서도 ‘내 문제는 뭘까’ 하고 늘 고민한다. 더 많은 돈, 더 큰 집, 더 평화로운 가정을 꿈꾼다. 괜히 의욕도 없어 마음은 항상 공허하다. 목표를 달성해도 성취감이나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내 삶은 완벽하지 않고, 행복하지도 않아’라고 자주 느낀다고 꼽았다.
저자들은 또 삶의 행복과 발전을 훼방 놓는 방어기제로 10가지를 든다. 명백한 사실을 외면하는 ‘부정’, 불안감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투사’, 자신에게 유리하게 변명하는 ‘합리화’, 불편과 고통을 피하려 행동을 미루는 ‘지연행동’ 등이다. 이밖에 지성화, 유머, 전치, 승화, 이타주의, 소극적 공격성이 있다.
사람마다 변화의 속도와 시간표가 다르고 방어기제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마음은 최선의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지만 마음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단단히 잠가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또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온전히 느낄 줄 알면 많은 것을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292쪽. 1만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