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개별공시지가> “국제스포츠대회가 땅값 견인했다”

2012-05-30 17:42
평창올림픽 유치한 '강원'..시·도 상승률 1위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올해 개별 공시지가가 4.47% 상승한 것은 각종 대규모 행사 및 개발 프로젝트가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강원도와 울산시, 경상남도 등은 각종 인프라 구축사업 진행으로 상승률이 시·도 지역 가운데 1~3위를 기록했다. 서울·수도권은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각종 개발사업이 향후 기대치를 높이면서 땅값 상승을 견인해 눈길을 끌었다.

공시지가를 실거래가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작업도 올해 땅값이 오르는 데 힘을 보탰다. 정부는 공시지가를 실거래가 대비 8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으로 매년 1~2%씩 반영하고 있다.

◆'국제 스포츠 행사'는 역시 대형 호재

국제적 스포츠 행사는 선거보다 더 큰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최종 결정나면서 이 일대 땅값은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대회 개최지인 평창의 경우 15.11%나 올랐다. 경기장과 기반시설 등 확충사업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강원도는 올해 개별공시지가가 8.76% 상승했다. 전국 시·도 가운데 상승률 1위다.

여수 해양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지역인 전남지역의 경우 각종 인프라 구축작업이 완료되면서 올해는 상승폭이 4.67%에 그쳤다.

반면 거가대교 개통으로 관광수요 증가와 조선업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경남 거제시는 23.82% 올라 변동률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양산 산업단지 조성과 김해 택지개발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경남은 6.36%로 전국 시·도 가운데 상승률 3위를 차지했다.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깊은 인천시의 경우도 국제적 행사 유치로 덕을 보고 있다. 인천은 2014년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경기장 등 각종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른 기대감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면서 땅값 상승을 견인했다. 인천은 올해 개별 공시지가 3.23% 올랐다. 인천은 2010년 국제적 스포츠대회 유치라는 호재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4.49%)을 보이기도 했다.

◆땅값, 집값 영향 별로 안받았다

올해 개별 공시지가의 특징은 주택시장 상황과는 별개로 흘렀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개별공시지가는 전국 평균 2.57% 오른 가운데 서울은 1.31%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인천도 2.55%에 그쳤다. 반면 올해는 서울이 3.69%, 인천이 3.23%, 경기도가 4.52% 각각 올랐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는 아파트와 공동주택 수요 부진이 땅값에까지 영향을 주면서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지만, 올해는 약간 다른 양상”이라며 "주택시장은 침체돼 있지만 말 많고 탈 많던 대형 개발사업들이 어쨌든 올해 가시화되면서 향후 기대치가 높아진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용산 국제업무지구가 설계 마스터플랜을 끝냈고,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지구도 보상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이는 향후 기대치를 높여 땅값 상승을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인천의 경우도 아시안게임 유치에 따른 각종 인프라 사업이 올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땅값을 일부 끌어올렸다. 이외에 각 지방도 산업단지 및 배후도시 조성사업이 올해 가시화되고 이를 위해 교통 인프라 사업이 진행되면서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공시가격은 주택시장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는 전국 평균 4.3% 상승했다. 하지만 수도권의 경우 서울(-0.3%)·인천(-2.1%)·경기(1.0%) 모두 하락하거나 약보합세였다. 반면 주택시장이 상승세인 지방은 13개 시·도 모두 상승했고, 일부 지역은 20% 이상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