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붉은 영웅 장톄성, 백만장자 대열 합류

2012-05-25 15:16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공산당의 '붉은 영웅' 장톄성(張鐵生)이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한다.

중국의 증권감독위원회에 상장신청이 접수돼 있는 랴오닝(遼寧)성 소재 사료회사인 허펑(禾豊)목업의 다섯번째 최대주주가 장톄성이라고 제일재경일보가 25일 전했다. 허펑목업의 상장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다음달 중으로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950년생인 장톄성은 허펑목업을 창업한 7명중 한명으로 전체 지분의 7% 가량인 3224만주를 가지고 있다. 상장된다면 장톄성의 지분가치는 3억위안(한화 약 56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과정에서 주식부자가 되는 중국인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장톄성이 중국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그가 자본주의, 시장경제, 주식, 상장 등의 단어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배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장톄성은 문화대혁명의 광풍속에서 '공산당 혁명의 영웅'으로 떠받들여졌던 인물이다. 1973년 대학 시험을 치르기 위해 시험장에 앉았던 장톄성은 공부를 하지 않은 탓에 백지답안지를 내야했다. 대신 그는 답안지 뒷면에 '존경하는 지도자 동지께'라는 제목의 편지를 썼다. 편지에는 "집단의 이익을 저버린채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할 수 없어서 백지답안을 제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의 답안은 문화대혁명 을 주도했던 4인방에 의해 찬사를 받았으며 중국 주요 관방 언론에 의해 ‘백지답안영웅(白卷英雄)’으로 호칭되며 일약 문혁후반기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4인방은 랴오닝성 시골 출신인 그를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친히 접견하고,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상임위원으로 발탁했다.

문혁 후반기를 주도했던 그는 문혁이 종료된 1976년 당적을 박탈당하고 1983년 '문혁'이라는 반혁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에 처해졌다. 1991년 출옥한 후 1993년 일부 동료와 공동 투자해 사료회사를 창업했다. 회사는 줄곧 성장가도를 달렸다. 허펑목업은 자산규모 1억위안을 넘겼으며 17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중국의 언론들은 "과거 문혁의 붉은 영웅이 자본주의의 심장부에서 백만장자에 올랐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