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큰손 약세장에도 ‘OOO’에 투자한다

2012-05-24 15:56
단기상품 자금유입에 안정자산 선호현상 두드러져 <br/>“안정성에 절세효과 볼 수있는 상품 관심 갖을만”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유럽발 경제위기와 변동장세 속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기성 자금이 단기 금융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부자들이 ‘쉬는 것도 투자’라는 격언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 1900선이 무너진 지난 7일간 머니마켓펀드(MMF)로 1조4385억원이 순유입됐다. 덕분에 지난해 말 52조8830억원이었던 MMF 설정금액은 73조9500억원까지 늘었다.



일선 프라이빗뱅킹(PB) 센터장들은 하락장 속 이익을 실현한 일부 투자자들에 한해 저점매수가 들어가긴 했지만 고액자산가 투자 전반의 분위기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혜정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장은 “지수가 급락하면서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유럽연합(EU) 정상회의와 2차 총선을 앞두고 있어 고액자산가들 역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관망세가 우세한 분위기 속에 고액자산가들 사이에 대기 자금이 늘고 있고 이것이 MMF나 CMA 등 단기성 금융상품으로 흘러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정익 대우증권 PB컨설팅부 파트장은 “지수 부진으로 1·4분기에 증시에 투자하지 못했던 고액자산가들이 2분기까지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전에 팔아놓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고액자산가들은 대기성 자금을 현금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투자를 하더라도 위험부담이 큰 적극적 투자보단 안정자산을 통한 보수적 투자에 관심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 고액자산가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채권·보험·연금 상품 중 안정성이 담보된 금융상품이다. 연초 0.1%포인트의 금리에도 민감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현재 절세가 가능한 상품으론 원금·이자를 소비자물가(CPI)에 연동시켜 지급하는 물가연동국채와 브라질채권, 인프라·선박·유전 펀드, 즉시연금 상품 등이 있다.

권이재 하나대투증권 강남WM센터 이사는 “장세가 불안하다보니 만기가 정해진 확정금리 형태의 채권이나 보험상품, 연금·저축 상품 등에 대한 강남 큰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며 “변동장세를 이용한 상장지수펀드(ETF)나 코덱스(KODEX)인버스 등의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엮시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변동장세 속 위험부담이 크지 않은 안정적이고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고객들에게 권유하는 분위기다.

신 센터장은 “지난달 브라질 국채에 고액자산가들의 돈이 많이 몰렸는데 현재 수익률이 많이 떨어지자 잠잠하다”며 “여전히 브라질 국채와 같이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만간 출시 예정인 유전 펀드 역시 관심을 끌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