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金가격 2달만에 10% 하락… 원인은 "印의 金사랑"

2012-05-14 14:36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던 금가격이 2달만에 10% 이상 떨어지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 불투명성은 더욱 커졌지만 세계 최대 금수요국인 인도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안전자산인 금도 매력을 잃고 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일(현지시간) 6월분 금 선물가격은 지난 2월 28일(1790.50달러)보다 12%나 하락한 온스당 1583.60달러를 기록했다. 현물시장에서 금가격은 2월말(1786.75달러) 보다 11% 떨어진 온스당 1591.60달러로 거래됐다.

HSBC의 제임스 스틸 애널리스트는 올해 평균 금가격은 기존 전망보다 5% 하락한 온스당 1760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는 국제 금가격 하락의 주요 이유로 세계 금 소비 가운데 27%를 차지하는 인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사람들은 결혼식 및 축제에서 화려한 금 장신구를 하기 때문에 금 소비가 많다. 그러나 최근 루피의 약세와 함께 세수 증대로 인해 귀금속상이 파업을 하면서 소비가 급격하게 하락했다. 인도 내 금 매수세가 감소하며 국제 금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시장에서 인도 수입업자들의 막대한 수요로 금가격이 연일 올랐으나 달러 대비 루피의 약세로 수입업자들의 거래가 주춤해지자 국제 금가격 역시 하락세를 나타냈다. 루피 가치가 하락하면 인도 수입업자들이 금을 사기 위해 환전을 할 때 손실이 늘어난다. 11일(현지시간) 루피화 가치는 1달러당 53.57루피(약 1150원)로 2월말(49루피)보다 9% 하락했다.

INTL코모디티의 제프리 로드 글로벌국 국장은 “루피의 약세로 인해 금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며 “금 수요은 루피시세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루피화 약세에 인도 정부의 금 세제 강화 정책이 금 수요 감소를 부채질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1%였던 금 수입세율을 4%로 높이고 귀금속 판매세 인상 방침을 밝히자 귀금속상들은 파업울 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의 결혼 및 축제시즌이 다가와도 당분간 금 수요는 늘지 않을 전망이다. 인도의 뭄바이금협회는 올해 인도 금 수입이 높은 가격으로 인해 750~800t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는 969t을 수입한 것에 비해 20%이상 줄어들었다. 리치콤 글로벌 서비스의 프라딥 우니는 “올해 수입량이 800t까지만 가도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