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68% “공시의무 부담스럽다”

2012-05-13 14:13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국내 상장기업들은 상장유지와 관련해 공시의무를 가장 부담스러워하고 있고 상장에 따른 만족도도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287개 상장사(유가증권시장 150개사, 코스닥 137개사)를 대상으로 ‘우리기업의 상장관련 부담현황과 개선과제’를 조사한 결과, 상장유지를 위한 가장 큰 부담으로 응답기업의 67.7%가 ‘공시의무’를 꼽았다. 이어 ‘증권집단소송과 주주간섭’(13.2%), ‘사외이사·감사위원회 등 내부통제장치 구축’(8.0%), ‘영업보고서 작성·주주총회 등 주주관리비용’(4.5%), ‘상장유지 수수료’(2.8%), ‘IR관련 비용’(2.8%) 등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상장기업들은 재무적 부담보다는 비재무적 부담을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상장유지수수료, 주주관리비용 등의 재무적 부담에 대해 37.7%의 기업이 ‘부담스럽다’고 답한 반면, 공시의무, 내부통제 등의 비재무적 부담에 대해서는 79.8%의 기업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상장만족도에 대해 응답기업들은 100점 만점 기준에 72.7점이라고 답했다. 과거 3년 전과의 비교에서도 부담이 ‘늘어났다’고 답한 기업이 46.2%, ‘비슷하다’는 기업이 49.6%였으나 ‘완화됐다’는 응답은 4.2%에 그쳤다.

상장기업들은 상장부담에 적절히 대응하기도 버거운 실정이었다. 상장과 관련한 별도의 전담조직 유무에 대해 20.6%의 기업만이 ‘있다’고 답했고 79.4%의 기업이 전담조직이 ‘없다’고 응답했다.

기업 4곳 중 1곳은 상장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장회사로서 이득을 얻고 있는지 물은 결과,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기업이 75.6%였지만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24.4%에 달했다.

상장의 이익으로는 ‘원활한 자금조달’(40.4%), ‘기업이미지 제고’(35.9%)를 꼽는 기업이 많았으며 ‘기업투명성 제고’(11.5%), ‘창업시의 투자자금 회수’(10.5%), ‘세제혜택 및 상법적용 예외인정 등 특례인정’(1.0%) 등이라 응답한 기업도 있었다.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한 기준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68.3%가 ‘지키기 어렵다’고 답했고 31.7%의 기업은 ‘어렵지 않다’고 답했다.

상장제도와 관련해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로 응답기업들은 ‘공시부담 완화’(52.5%)를 가장 많이 꼽았고 ‘상장회사에 대한 특례 확대’(23.4%), ‘지배구조 등 내부통제제도 완화’(14.3%), ‘각종 수수료 등 금전적 부담 완화’(4.2%), ‘신규상장과 상장폐지기준 완화’(3.5%)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 전수봉 조사1본부장은 “기업이 주식시장을 활용하기 위해 시장의 룰로 정해진 어느 정도의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 경제수준과 주식시장의 성숙도에 비해 부담이 과하다면 문제가 있다”면서 “특히 기업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공시제도 등을 완화해 우리 증시가 기업에게 더욱 매력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