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의 금융 밀월관계가 본격화되나

2012-05-03 18:57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이 상대방 국가 국채에 투자시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금융 밀월관계가 본격화되고 있다. 또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기금의 규모가 2배 이상 증액되고 IMF의 연계성을 줄여나가면서 아시아권의 금융협력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이와 관련 3일 한ㆍ중ㆍ일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회의를 갖고 국채투자 프레임워크(틀ㆍFramework)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국채 투자목적과 규모, 시기, 방식 등이 주요 내용을 공유해 시장의 혼란을 막자는 의도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에서“3국은 외환당국 간 상대국가의 국채 투자를 증진하고, 정보교환 등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3국 간 역내 경제관계를 제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같은 합의는 3국 간 국채투자가 규모보다는 3국 간 역내 자본흐름의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 정부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의 국채 투자를 막지는 않겠지만 무질서한 투자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특히 외환보유액 1, 2위 국가는 중국과 일본인 만큼 최근 국채를 포함한 한국 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증하는 가운데 일종의 안정장치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 한ㆍ중ㆍ일 3국이 통화 맞교환(스와프) 협약을 맺은 부분은 한국의 풍부한 외환보유액 운용 다변화에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번 국채 투자 확대로 추가 ‘통화스와프’를 맺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ASEAN+3’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현재 1200억 달러인 CMIM 기금을 2400억 달러로 배증한 결정도 아시아 금융권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는 CMIM기금 배증의 경우 국가별 분담비율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분담금은 2배 증액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분담한 기금 192억 달러는 384억달러로 늘어난다.

이어 IMF대출 비연계비율 즉 IMF 대출과 연계없이도 지원 가능한 자금의 비율을 2012년 중에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하고 20114년 검토조건부로 40%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CMIM 기금의 배증에 맞춰 13개국이 독자적으로 융통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 규모를 내년에는 전체 기금의 30%인 720억 달러, 2014년에는 40%인 960억 달러로 확충하게 된다.

이밖에 사후 위기해결 수단 위주로 설계된 현 CMIM에 위기예방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아울러 역내경제감시기구(AMRO)의 조직역량을 강화하고 국제기구화를 추진하는 등 역내감시기능을 확충한다.

특히 이번 결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CMIM의 역내 독립적 금융지원제도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앞서 CMIM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위기예방능력 결여, 재원규모 부족, 역내감시역량 미흡, IMF와의 과도한 연계 등이 총체적으로 해결되면서 아시아 금융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또한 증액기금만큼 한중일 3국의 아시아 금융주도권도 강화되며 이같은 아시아권의 금융안전망 구축이 탄탄해지는 만큼 보다 포괄적인 아시아 금융망 구성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주도의 ‘뉴 로드맵 플러스’ 확정 또한 괄목할만한 부분이다.

특히 뉴 로드맵 플러스에는 2008년 만든 로드맵 중 파생ㆍ스왑시장 발전, 역내예탁결제기구(RSI) 등 미뤄진 과제를 평가하는 등 아시아 채권시장의 독자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중소기업 자금조달, 국채시장 발전 등 보완해야 할 과제도 주요내용으로 담아 아시아 금융의 포괄적인 발전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