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에서 1930년대 대중히트곡 들어볼까
2012-05-01 17:17
2일부터 '빅터레코드 금속원반'展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에서 1930년대 음반대중화를 이끌었던 빅터레코드 금속음반(등록문화재 제 477호)을 소개하는 전시를 펼친다.
2일부터 국립민속박물관 ‘새로운 전시자료’ 코너에 마련하는 이번 전시는 빅터레코드 금속원반, 빅터사 유성기음반, 빅터축음기, 가사집, 광고지, 사진엽서 등 30여 점을 선보인다.금속원반 전시와 더불어 1930년대 대중음악 문화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기회다.
1920년대에서 1940년대 초 중요한 음악들을 대거 취입해놓은 유일본 원반 자료이자 희소성이 커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금속 원반은 바깥 가장자리 부분에 약 1cm 정도의 여백이 있어서 실제 제작되었던 음반의 크기 25.5cm보다는 조금 크며, 수록할 수 있는 음원의 길이는 약 3분 정도이다. 금속 원반 안쪽에는 음반을 취입했던 한국인 인명을 일본어식 영문으로 기록한 것과 음반 번호, 음반 제작시기 등이 함께 새겨져 있다.
◆빅터(Victor)레코드 금속원반의 기증경과
일본 빅터레코드사는 1980년대 이후 음원을 테이프로 보관하면서 무겁고 부피가 큰 금속원반을 폐기하게 되는데, 그중 한국 자료를 (주)로엔엔터테인먼트(당시 서울음반)에서 1992년에 구입하여 보관해왔다.
이후 2011년 자료적 가치를 인정받아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477호로 지정되었으며, 국악음반후원회의 소개를 받아 (주)로엔엔터테인먼트가 근대문화유산 자료의 보존 및 활용도를 높이고 대중문화 보급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로 2011년 12월 총 587매 중 577매의 금속원반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빅터레코드 금속원반의 유무형적 가치를 관람객들에게 알리는 한편,이러한 기증 및 전시는 기업이나 개인의 아카이브자료가 한 기업이나 개인만의 자료라는 한계를 넘어서 공익성을 갖고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게 된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30년대 대중 히트곡과 전통명인 명곡 담아
빅터레코드 금속원반은 그 생산지가 비록 일본으로 되어있기는 하지만, 녹음된 내용 자체가 일제강점기의 우리 음악을 잘 담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적, 역사적 가치가 아주 큰 자료다.
이들 원반은 1920년대에서 1940년대 초에 크게 호응을 얻었던 대중적인 히트곡 및 당시 사람들이 좋아했던 명인들의 소리를 대거 취입하고 있어서 우리 대중음악사를 파악할 수 있다.
황성 옛터 등을 불러 일제강점기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 잠적했던 연극배우 겸 가수인 이애리수의 원반을 비롯해 지금은 전승이 중단된 중고제 판소리 명창 방진관 선생의 소리 등 당대의 명인들의 유일한 녹음들도 다수 포함하고 있어 가치가 아주 크고 그중 빅터판 춘향전 전집은 판소리사의 불후의 명연으로 손꼽히는 자료이기도 하다.
또 빅터레코드 금속원반에는 그 외에도 당대 공연예술 전반과 아동 대상의 음반 등 다양한 장르의 음반이 잘 보존되어 담겨 있다.
◆1930년대 대중음악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
이번 전시에서는 유형의 빅터레코드 원반을 소개하는 동시에 동국대 음반아카이브연구소의 협조를 받아 그 당시의 음원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기회 또한 제공한다.
춘향가의 한 대목인 ‘오리정이별’과 대중가요였던 ‘열차식당’ 등 대중히트곡이 소개되며, 당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제작한 동요 음반인 ‘영감님 꽃밭’도 직접 들을 수 있다. 전시는 7월 9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