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 점검

2012-04-11 15:19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금융당국이 부동산신탁회사의 차입형토지신탁 실태 점검에 나선다. 최근 시중은행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이 막히자 차입형토지신탁 규모가 늘면서 부실화 우려가 제기됨에 따른 것이다. 차입형토지신탁은 부동산 신탁사에 토지를 맡기고 건설자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11일 금융감독원은 차입형 토지신탁을 하고 있는 7개 부동산신탁사를 대상으로 12일부터 20일까지 현장 점검 방식의 실태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탁사업과 관련한 토지매입상황, 공정률, 분양률(임대율) 등 사업 진행상황과 대손충당금 적립현황, 원리금 회수현황 등이 집중 점검 사항이다.

지난해 말 기준 7개 부동산신탁사의 신탁계정대여금은 총 1조39억원이다. 사업장수는 153개에 달하며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2775억원이다.

이번 조사 대상인 7개사 중 한국토지신탁의 잔액이 4948억원로 가장 많으며, 사업장수는 108개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KB부동산신탁(2642억원), 대한토지신탁(2011억원), 한국자산신탁(330억원), 코람코자산신탁(94억원), 아시아신탁(8억원), 하나다올신탁(6억원) 순이다.

최근 은행들이 PF 부실과 가계대출 급증을 우려해 자금줄을 죄기 시작하면서 ‘풍선효과’로 차입형 토지신탁이 급증했다. 하지만 이렇게 자금을 동원한 개발사업은 PF가 막혀 장기 표류한 경우가 대부분인 탓에 부실화 우려가 높다. 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 대출로 치면 2금융권 성격을 띠다보니 수익성과 건전성 측면에서 위험도가 높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차입형토지신탁을 취급하는 부동산신탁회사 리스크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신탁계정대여금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해 부동산신탁회사의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장별 사업성, 신탁계정대여금의 부실화 가능성 등 사업장별 실태 점검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