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 연장서 기막힌 트러블샷으로 ‘그린 재킷’ 걸쳤다(종합)
2012-04-09 14:50
마스터스 10언더…오이스투이젠은 알바트로스 기세 못살리고 2위…미켈슨 3위· 우즈 4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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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일 명승부를 펼친 버바 왓슨(오른쪽)과 루이 오이스투이젠. [미국 PGA투어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오거스타의 신(神)은 최종일 백나인에서 우승자를 점지한다고 했는가.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제76회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는 그 전설대로 72홀 정규라운드로도 모자라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승부가 났다.
18번홀(파4· 465야드)에서 치러진 연장 첫번째 홀 경기에서 두 선수는 파를 기록했다. 관례대로 연장 두 번째 홀 경기는 10번홀(파4· 495야드)로 옮겨 치러졌다. 18개 홀 가운데 역대 최고난도 홀이다. 지난해 최종라운드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트리플 보기를 하며 우승문턱에서 미끄러진 홀이기도 하다.
‘왼손잡이’ 왓슨의 티샷이 훅이 걸리며 숲속 깊은 곳으로 날아갔다. 오이스투이젠의 볼은 페어웨이를 갓 벗어난 얕은 러프에 멈췄다. 오이스투이젠에게 행운이 따르는 듯했다. 그러나 그의 두 번째 샷은 짧아 그린에 오르지 못하고 둔덕에 머물렀다.
오이스투이젠의 세 번째 샷은 홀을 4m나 지나쳤다. 그 퍼트를 넣어야 연장전을 늘릴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그의 파퍼트는 홀을 살짝 비켜갔고, 왓슨은 차분히 2퍼트로 파를 잡으며 생애 첫 메이저타이틀을 안았다.
왓슨이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미러클 샷’을 하며 승부를 결정했지만, 이날 초반 기세는 오이스투이젠이 먼저 올렸다. 2번홀(파5· 575야드)에서 그는 홀까지 253야드를 보고 4번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날렸다. 볼은 그린앞 1m 지점에 떨어지더니 경사를 타고 약 25m를 굴러 홀속으로 들어갔다. 한 홀의 파보다 3타 적은 스코어인 알바트로스(더블 이글)였다. 이 홀에서 알바트로스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대회 76년 역사를 통틀어 네 번째 알바트로스다. 오이스투이젠은 단숨에 필 미켈슨(미국) 등을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2위로 최종라운드에 들어선 ‘왼손잡이’ 미켈슨은 4번홀(파3· 240야드)에서 기록한 트리플 보기에 발목이 잡혀 선두권으로 복귀하지 못했다. 티샷이 왼편 숲으로 들어간 후 클럽을 뒤집어 오른손잡이 식으로 두 번 스윙했으나 볼은 여전히 러프였고 네 번째 샷은 벙커에 빠졌다. 벙커샷을 홀에 붙여 5온1퍼트로 홀아웃한 것. 통산 네 번째 ‘그린 재킷’을 노렸던 그로서는 4라운드 4번홀을 평생 잊지 못할 듯하다. 미켈슨은 합계 8언더파 280타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매트 쿠차(미국), 페테르 한손(스웨덴)과 함께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합계 5오버파 293타(72· 75· 72· 74)로 공동 40위에 머물렀다. 최종일 스코어 74타와 최종 순위 40위는 그가 프로로 전향한 이후 올해까지 16회 이 대회에 출전한 동안 가장 나쁜 것이다. 매킬로이도 이날 76타를 친 끝에 우즈와 같은 40위를 기록했다.
케빈 나(29· 타이틀리스트)는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12위에 올랐다. 한국(계) 선수 중 최고성적이다. 16위 안에 든 그는 내년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첫 출전한 배상문(26· 캘러웨이골프)은 합계 4오버파 292타로 공동 37위, 양용은(40· KB금융그룹)은 11오버파 299타로 공동 57위를 각각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