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의 Y방정식> 무상복지 안해도 청년세대 빚더미

2012-04-05 08:19

(아주경제 이상준 기자) # 낮 시간에 친구들과 백화점에 다녀온 김 모 할머니(78), 대학을 갓 졸업하고 부푼 꿈을 안고 첫 직장에 들어간 손녀(24)는 새벽 1시가 되어도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 경기불황으로 회사가 구고조정을 거치면서 1인 3역을 해야 하는 터라 밤샘작업은 그녀에게 일상이 되었다. 매달 월급의 43%를 건강보험료로 내고, 25%는 세금으로 내다 보니 일을 해도 먹고 살기 빠듯한 ‘워킹푸어(Working Poor)’가 되어 버렸다.

이 이야기는 무상복지로 현 세대의 복지부담을 다음 세대에 떠넘길 경우 2050년 지금의 청년세대 자녀가 겪게 될 현실이다.

2007년을 기준으로 각 세대가 기대수명 80세까지 내야 할 세금을 계산하면 현재의 청년세대는 기성세대들이 한 번도 떠맡지 않았던 짐을 평생 짊어져야 한다. 2008년에 도입된 기초노령연금, 장기요양제도, 보장성이 높아진 국민건강보험 등 굵직굵직한 복지정책에 소요되는 비용을 이들이 현 세대 중 첫 번째 주자로 가장 오랜 기간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급속한 고령화로 20~29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가 2000년 25.5명에서 2020년 68명으로 늘어나고, 2030년에는 146.2명에 이르러 청년 1명이 노인 1.5명을 먹여살려야 한다. 젊은 층의 재정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청년층의 세금부담이 늘어나면 시장경제의 활력이 떨어져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악순환이 빚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조세부담률과 복지시스템을 유지할 경우 정부 중장기적으로 복지지출을 감당하려면 국민들이 부담한 세금 외에 2007년 GDP대비 16%의 재정이 더 필요하다.

이런 재정 부족분을 현재 세대가 세금을 더 내서 해결하지 않고 한꺼번에 2008년 이후 출생한 미래 세대에게 떠넘길 경우 미래 세대는 1명당 3억9716만원에 이르는 순 재정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2008년 이후 태어난 이들이 평생 벌어들인 소득의 25%를 세금으로 내야 현재의 복지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2000년 이후 태어난 이들이 연금을 받는 시점에 이르러서는 연금이 바닥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학계에서는 현 상황이라면 2060년에는 연금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