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회의> 세계 정상들, 핵안보 공조 한 목소리

2012-03-27 23:40
李대통령 "협력의지 보여야"‥오바마 "말보단 행동으로"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가한 각국 정상들은 핵물질 감축을 위해 고농축우라늄(HEU)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고, 국제협력과 공조를 강화한다는 데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차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개막사에서 "핵테러 방지에 국제협력과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워싱턴 정상회의 이후 이룩한 진전을 바탕으로 한층 진일보한 실천적 공약과 합의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는 배에 함께 타고 있다"며 "우리들은 구체적인 의지와 약속, 그리고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HEU와 플루토늄 등 핵물질을 최소화하고, 핵물질 불법거래를 탐지, 추적하고 대응하는 국제적 협력을 완비해 국제규범의 보편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많은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오전 세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핵안보를 위해 각국 정상들이 단순히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보여야 한다"며 핵물질 감축 실천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도처에는 핵테러 위협과 핵위험이 여전히 남아있으며, 소량만 있어도 수십만명의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워싱턴 회의에서 핵물질이 테러집단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등의 국제공조에 합의했으나 핵위험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며 "과장이 아니고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이어 "이번 회의에서는 각국 정상들이 모여 단순히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보일 것"이라며 "이는 어느 국가도 홀로 해낼 수 없으며, 국제사회에서 단결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에서 이란과 북한 등 특정 국가들의 핵무기 문제는 공식 의제로 채택되지 않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핵개발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 국가들뿐만 아니라 핵무기 탈취나 핵시설 침입·파괴 등을 노리는 테러집단들로부터의 위협을 우회적으로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기조연설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은 핵안보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핵안보 능력을 배양할 것"이라며 "핵안보를 위한 국가의 의무를 중시하면서 핵안보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은 이어 "2010년 1차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핵안보 상황은 아직도 심각하다"며 "중국은 핵안보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국제사회에 중국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후 주석은 "중국은 국제 의무를 준수하고 있으며 핵물질 방호개정협약과 핵테러억제협약에 비준했다"고 말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의무도 준수해오고 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협정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개회사에서 북핵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핵물질에 대해 포괄적인 언급을 함으로써 북핵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효과를 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