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업계, 고유가에 엇갈린 실적
2012-03-27 14:32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고유가로 인해 정유는 웃고 석유화학은 울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통상 유가가 오르면 정유와 석유화학 모두 실적이 오르는 편이지만 이번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례적인 고유가가 수요 강세가 아닌 이란문제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요가 여전히 약세라서 치솟는 원가를 제품가에 반영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에 따라 정유사의 경우 복합정제마진이 1~3월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1·2월 평균마진이 전분기 대비 개선됐고, 특히 휘발유 마진이 강세를 띠고 있어 실적이 양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석유화학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주요제품 마진이 저조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가격 인상분이 수요 약세로 전방 제품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정유사의 석유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PX)이 1분기 시황 호조로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PX로 전방 제품을 만드는 화학섬유 업계는 심각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어 대조된다.
PX로 화학섬유 원료인 테레프탈산(TPA)을 만드는 삼성석유화학은 지난 25일부터 연산 70만t 규모의 서산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삼남석유화학도 26일부터 1주일간 감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영국 KTB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되나 2월 이후 유가급등과 중국 경기회복 지연 현상으로 개선폭은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유사는 1분기 실적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작년 4분기 상여금 등 일회성비용이 많아 상대적으로 실적 상승 모멘텀이 크다”면서 또한 “석유화학의 경우 LG화학과 호남석유화학은 이익은 늘어나는데 개선폭은 낮을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