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업계, 치솟는 기름값에 비상경영
2012-03-10 11:07
美 항공업계, 치솟는 기름값에 비상경영
(아주경제 김선향 기자) 미국 항공업계가 비상경영에 나섰다.
요즘 미국 항공업계는 요금은 올리되 운항 횟수는 줄이고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을 폐지하는 등 비상 경영이 한창이라고 9일 (현지시간) 로스앤제렐스타임스가 보도했다.
항공업계의 비상 경영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는 유류비 때문이다.
비행기를 이용해 이동하는 고객들도 고통받고 있다.
비행기 탑승이 더 불편해졌다.
항공사와 고객들을 더 우울하게 하는 것은 이런 고유가 현상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연방항공청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항공사들은 매일 4천800만 갤런의 항공유를 사들인다.
항공유 가격은 지난 2010년 갤런당 2.15달러에서 작년에는 3달러로 올랐다.
무려 40%나 폭등한 것이다.
항공사들이 연료를 덜 먹는 최신 기종을 도입하는 등 안간힘을 써봐도 연료비 부담은 35%나 커졌다.
항공산업 전문 애널리스트 존 헤임릭은 "항공사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몫이 연료비"라며 "기름값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항공료 평균 가격은 2010년 320달러에서 2011년 346달러로 올랐다.
항공사들의 고민은 연료비 증가분을 그대로 항공료에 반영할 수 없다는 점이다.
너무 비싸지면 고객을 잃을 수 있기에 고객이 감내할 수준의 항공료 인상분을 계산해내는데 골을 싸맨다.
짐 부치는 비용을 따로 받거나 공짜로 주던 식음료를 유료로 전환해 돈벌이에 나서는 것도 항공료를 인상하지 않으면서 연료비 인상분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수법이다.
수하물 수수료와 식음료 판매로 번 돈은 2010년 67억 달러였지만 작년에는 125억달러로 급증했다.
노선 통폐합과 운항 횟수 감축도 항공사들이 손쉽게 선택하는 경영 합리화 대책이다. 손님이 별로 없는 노선을 폐지하고 편수를 줄이면 비행기가 뜰 때마다 객석을 꽉꽉 채울 수 있다.
연방 교통부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국내선 항공사 좌석 점유율은 83%에 이르러 1974년 통계를 잡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하지만 항공 여행이 비싸지고 불편해지면서 고객이 줄어드는 현상은 어쩔 수 없다.
항공사 고객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무상 출장 탑승자들은 마일리지 적립을 포기하고 저가 항공을 이용하거나 아예 출장 대신 화상 회의, 인터넷을 이용한 상담을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