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란 핵 대등 위해 무력 사용 자제 안할 것”

2012-03-05 15:27

(워싱턴(미국) = 송지영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모처럼 이란 핵개발 의혹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공식적으로 했다.

4일 워싱턴 DC에서 ‘미국 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행사에서 한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지도자들은 미국이 핵무기 억제를 위해 봉쇄정책이 아니라 차단 정책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처음부터 지금까지 밝혀왔듯이 미국은 미국의 이익을 지키고 핵 개발 확산을 막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이 대 이란 핵 개발 억제와 관련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최근 이란 핵 개발 정도와 대처 방안을 놓고 이스라엘은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하며 선제 공격 가능성을 연일 제기했고, 미국은 아직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밝혔었다.

오바마의 이날 강경 발언은 행사 주최측을 인식한 면도 있다. AIPAC는 미국의 최대 친 이스라엘 이익집단으로 미 정계에 각종 로비 등을 통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조직이다. 이에 따라 오마바가 이들의 강경한 대 이란 입장을 지지해주었다는 분석이다.

오바마는 그럼에도 “전쟁에 대해 가벼운 이야기가 많다”며 “외교적 노력의 선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제제재를 통해 이란이 현재 압박을 받고 있고, 위기 국면을 해소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의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여전히 이스라엘 정부는 초강경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에 앞서 연설한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대통령은 “이란은 중동 패권을 쥐려고 갖은 수단을 동원해온 나라”라며 “이스라엘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싸워야 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군사 공격 등 있을 수 있는 정책에 대한 서방 세계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발언도 있었다. 페레스 대통령은 “이란은 테러 세력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위험한 존재”라며 “베를린, 마드리드, 델리, 방콕 등도 (해외 나라들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의 공조는 계속 되고 있다는 발언도 잊지 않았다. 페레스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개발을 해서은 안된다는 목표에 이견이 없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이 핵개발을 할 수 없도록 정치, 경제적 국제 제재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말은 부드럽게 하되 큰 몽둥이를 가지고 다닐 것”이라는 말로 자신의 대 이란 핵 개발 정책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