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 본격 출범…금융권 5강 체제 구축
2012-03-01 11:00
(아주경제 이수경·장기영 기자) 2일 NH농협금융지주가 본격 출범한다.
이는 신용(금융) 부문과 경제 부문을 분리하는 사업구조개편에 따른 것으로, 농협금융지주는 규모만으로 금융지주사 업계순위 5위에 이름을 올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산하에 농협은행과 농협생명보험 및 손해보험, NH투자증권 및 자산운용 등 7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인력만 1만4700명으로 농협의 전체 인력의 70%를 차지한다. 그룹의 첫 수장이 된 신충식 회장은 은행장을 겸직하면서, 출범 초기 사업 정착과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 금융권 5강 체제 구축…경쟁 치열할 듯
농협금융지주는 향후 비전과 관련해, 2020년까지 3단계의 발전전략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성장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첫 단계로 우선 내년까지 경쟁사 수준으로 생산성과 수익성, 사업역량 등을 확보해 성장력의 기반을 다지고, 2단계로 2015년까지 자회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등 은행과 비은행 분야의 동반 성장을 추진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어 마지막으로 2020년까지 국내 선도은행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해외 M&A 추진을 통해 아시아 시장으로 활발히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때 총자산 420조원, 당기순이익 3조7000억원 달성과 총자산순이익률(ROA) 0.9%, 자기자본이익률(ROE) 11.5%의 경영지표 시현을 목표로 내걸었다.
당장 내년까지 경쟁사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선언한 이상, 올해 농협은 공격적인 영업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종일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는 "농협금융은 은행, 보험 중심의 리테일(소매영업) 강자로 차별적 포지셔닝을 추구하며, 농업금융 영역 확대를 통한 농협 고유의 사업을 특화시킬 것"이라며 "이같은 핵심사업영역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농협금융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농협 금융지주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총자산이 240조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394조원)과 하나금융(외환은행 포함 366조원), KB금융(361조원), 신한금융(332억원)에 이어 업계 5위 수준이다. 하지만 점포 수만 1172개로 국내 최대를 달리는 등 소매금융 확대에 유리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올해 경기 침체 등으로 수익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권 내 영업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농협은 영업망이 전국적으로 넓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NH생보 등장에 중소형 생보사 '긴장'…NH손보는 영향력 '미미'
보험업계에서는 덩치가 큰 NH생명보험의 등장에 다소 긴장하는 모양새다.
NH생명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총자산이 35조원이다. 대형 생보사인 삼성생명(155조 1711억원), 대한생명(67조 2250억원), 교보생명(60조 7982억원)에 이어 4위이며, 보험설계사 수도 1870명으로 1만명이 넘는 대형 3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신한생명과 ING생명 등 중형 생보사와 방카슈랑스, 텔레마케팅(TM) 채널 비중이 높은 HSBC생명 등 소형 생보사들은 당장 순위다툼을 벌이게 됐다.
반면 NH손보는 총자산이 1조4000억원으로 업계 최하위이며 지난해 기준 연간 수입보험료도 7600억원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을 갖고 있지 않은 NH손보가 장차 중소형 손보사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