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GS 등 재벌가, 평창 땅 투기..10배 이득
2012-02-28 14:28
총수·대주주 일가 22명 토지 23만3108㎡ 보유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롯데와 GS그룹 등 재벌가(家) 인사들이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 토지를 23만㎡(7만평) 이상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토지재산을 조사한 결과 롯데·GS 등 대기업 총수 및 대주주의 일가족 등 22명이 지난 1일 현재 평창군 일대의 임야와 전답 등 토지 23만3108㎡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일가족은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알펜시아리조트 인근 용산리의 알짜 땅을 2005년과 2006년에 매입했다.
신 사장이 2006년에 임야 6248㎡을, 신 사장의 장녀인 장선윤 블리스 사장과 장남 장재영씨가 신 사장의 땅과 접한 지역의 임야와 전답 8560㎡을 매입해 이들 가족이 매입한 땅은 총 1만4808㎡였다.
실제 국토해양부가 고시한 토지 개별 공시지가에 의하면 신 사장 일가족이 땅을 매입 당시 ㎡당 2500원~3000원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만3000원대로 올라 5년여만에 10배 가량 급등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전무도 2005년과 2009년에 알펜시아리조트 인근의 용산리 소재 임야와 전답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 전무는 중견기업인 한미석유 박신광 회장의 아들 박재형씨와 공동으로 전답 4만8200㎡, 임야 2만3500㎡, 대지 340㎡ 등 7만2000여㎡을 매입했다.
재벌가 외에도 상당수 상장사 대주주 일가족도 횡계리와 용산리의 땅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희선 농우그룹 회장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농우바이오가 업무용 목적으로 매입한 횡계리 일대 토지 중 1만400㎡가량을 2002년을 전후해 본인 명의로 분할 혹은 매매 형식으로 매입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오테크닉스의 성규동 대표는 2005년부터 최근까지 본인 및 부인 명의로 용산리에 3300여㎡ 가량의 토지를 매입했다.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지용씨도 2002년에 횡계리 소재 전답 7000여㎡를 본인 명의로 매입했다.
중견기업인 금강공업 전장열 회장은 부인 명의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용산리 일대 토지 2만5600m² 가량을 사들인 뒤 수개월만에 20대 초반 나이의 두 아들에게 모두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김종서 세보엠이씨 회장, 신현택 전 삼화네트웍스 회장, 홍평우 신라명과 회장 등 중견기업 오너들이 용산리와 횡계리 일대의 토지 수천㎡를 매입해 본인 명의로 가지고 있거나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의 전·현직 대기업 CEO도 2000년 이후 횡계리와 용산리 일대의 땅을 사들였다.
배호원 전 삼성정밀화학 사장은 부인 명의로 횡계리와 용산리 소재 임야 3000여㎡ 가량을 2006년에 매입했다. 당시 배 전 사장은 삼성증권 사장 재직중이었다.
또 삼성중공업 사장 출신인 권상문 건국AMC 회장도 2002년에 부인 명의로 횡계리 소재 토지 2500여㎡를 샀다.
삼성화재 임원 출신인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현 용산역세권개발 사장)은 2006년도 전후에 용산리 일대의 땅을 매입한 뒤 처분했으며,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전무는 본인과 부인 명의로 용산리 일대 토지 3000여㎡을 매입했다.
이번우 전 케이디파워 부회장은 용산리 일대 임야와 전답 1만9000여㎡, 조방래 전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은 2010년에 알펜시아리조트 인근지역 토지 5400여㎡를 경매를 통해 사들인 뒤 자녀 명의로 갖고 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땅의 매입시기가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시작돼 투기광풍이 불었던 2000년 이후여서 매매차익을 노린 것으로 추정될 여지가 많다"며 "현지 답사결과, 전답의 경우 농사를 실제로 짓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