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이자난에 '하우스푸어' 급증
2012-02-14 16:15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지난해 자택 보유 가구의 가계 빚이 가처분소득보다 1.4배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우스푸어‘(house poor)급증이 우려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금융감독원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를 보면 지난해 자기 집을 보유한 전(全)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월평균 3688만원으로 전년(3373만원)보다 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총액은 6353만원으로 전년(5629만원)보다 12.9% 늘어나 가처분소득 증가속도의 1.4배를 기록했다.
특히 가처분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166.9%에서 2011년 172.3%로 확대됐고, 자택 보유 가구의 월지급 이자와 월상환액은 48만원에서 60만원으로 25% 급등했다.
수도권 가계의 경우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250.2%로 비수도권 가계 110.0%의 두 배를 넘었다.
증가세 역시 수도권은 2010년 239.4%보다 10.8%포인트 상승해 비수도권 0.3%포인트보다 32배나 높았다.
소득보다 부채와 이자비용이 빠르게 늘었다는 것은 가계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로 집은 있지만 무리한 대출과 세금 부담으로 실질소득이 줄어든 `하우스푸어‘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은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마련했으나 원리금 상환 탓에 생계에 부담을 느껴 가계지출을 줄이는 `광의의 하우스푸어’가 2010년 기준으로 156만9000가구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올해 역시 실질임금 상승세보다 경기둔화세가 뚜렷해 하우스푸어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생계난을 견디지 못해 집을 처분하는 `하우스리스‘(houselessㆍ무주택자)로 전락할 개연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둔화, 물가불안 지속으로 하우스푸어가 결국 집을 내놓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싼값에 집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고 주택가격이 더 내려가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