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흘린 테리우스' 안정환 "이제는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은퇴를 결정했다"
2012-01-31 12:29
'눈물흘린 테리우스' 안정환 "이제는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은퇴를 결정했다"
(역삼동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테리우스' 안정환이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이 31일 오전 리츠칼튼 호텔서 14년간의 프로 현역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안정환은 "오늘은 마지막으로 프로선수라 불리는 날이다. 14년간 프로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고자 은퇴를 선언한다"고 운을 떼며 짧은 한숨을 쉰 후 "축구화를 신은 지 14년…"이란 말과 함께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안정환은 호흡을 가다듬고 "써온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쑥스러운 듯 웃고 눈물을 닦은 후 "눈물을 흘리지 않을 거라 자신했는데, 그동안 선수 생활이 필름처럼 지나가고 힘든 것보다 좋은 일이 많이 생각났다. 기쁨의 눈물이기도 했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는 눈물"이라고 고백하며 "그동안 사랑해 주신 팬들과 관심 주신 언론에도 감사드린다"고 은퇴하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난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였다. (프로선수로) 축구화를 신은 지 14년이 됐는데 다양한 축구를 경험하면서 성공이라면 성공이고, 실패라면 실패라 할 시간을 보냈으나 개인적으론 행운의 시간이었다. 특히 축구선수로서 월드컵이란 무대를 세 번이나 밟았다는 점에서 행복했다"면서 지난 현역 생활을 회상했다.
안정환은 자신의 선수 생활을 돌이키며 "난 행운이 많았던 선수다. 내 능력이기보다는 하나님의 뜻"이라며 "힘들 때마다 나를 지켜주고 도와준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해외생활하며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사랑과 관심을 보내준 팬과 언론에게도, 그동안 지도해주신 대표팀 지도자 분들, 외국에 나가 뛸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해주신 선배 선수들에게도, 감사한다. 이동국과 고종수같은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뛰었던 것도 기뻤다"라고 말했다.
안정환은 선수 생활 은퇴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안정환은 "지금이라도 번복할까요?"라고 농담을 던지며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다. 그런데 지금 내가 (계속)하는 것이 맞는 것인 지 아쉬울 때 떠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아쉬울 때 떠나는 것'이 팬들에거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이제는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은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안정환은 "아쉬움이 정말 많다. 마음은 2002년인데 몸은 2012년이다. K리그에 돌아와 뛰고 싶은 마음도 컸다. 몸 상태는 운동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결심을 쉽게 내리지 못했다"며 "거의 매일같이 전화 통화하면서 끝까지 나를 기다려준 신태용 성남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당분간은 쉬고 싶다. 나를 위해 아내가 많이 희생해 왔는데, 이젠 내가 아내를 위해 살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 이후로 '축구선수'로서는 이별일지도 모르나 축구 때문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기 때문에 유소년 축구 교실 등을 통해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하며 "사랑하는 가족과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더는 축구 선수가 아닌 평범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한 축구팬으로서 한국축구를 열심히 응원하겠다"면서 기자회견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