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화 '댄싱퀸' 엄정화 갈림길 저편의 또 다른 자아를 찾았다.
2012-01-26 15:45
(아주경제 황인성 기자) 영화 ‘댄싱퀸’가 흥행고속도로를 내달리고 있다. 황정민과 엄정화의 ‘댄싱퀸’은 소시민의 인생역전과 가족애를 적절히 버무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황정민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눈에 띄지만, 남편과 자신의 꿈을 동시에 좇는 엄정화의 억척 주부 연기 역시 스크린에 빨려 들어가는 이유다. 30대 주부 정화를 연기하는 엄정화는 이번 작품에서 아낌없이 망가졌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영화는 설연휴 극장가를 휘어 잡았다.
첫 장면에서 코를 골고 방귀를 뀌는 엄정화는 과거 무대에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모습을 생각할 수 없다. 자칫 혐오감을 줄 수 있지만, 엄정화는 그 장면조차 귀엽게 연기했다. 같이 호흡을 맞추며 짜증내는 황정민의 연기가 과장되게 보일 정도였다. 인터뷰 도중 그 장면에 대해 이야기하자, 엄정화는 멋쩍은 듯 투정을 부렸다.
엄정화가 연기한 캐릭터는 어쩌면 과거 정화가 선택했던 길 반대편에 있던 인물이다. 어린 시절 춤으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었던 캐릭터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평범한 삶을 선택했다. 엄정화 역시 이번 배역을 연기하면서 남다른 소회를 느꼈을 터였다.
“아이와 남편과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 안 부럽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전 이길을 선택했고 여기까지 왔어요. 제 삶에 후회는 없어요.”
“솔직히 저는 아내로서 남편을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댄싱퀸 멤버들의 꿈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 쪽만 선택하기가 힘든데요, 굳이 선택하지면 극중 정화처럼 모두 잘 되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지난해 6월부터 촬영을 시작한 영화는 사전에 캐스팅이 끝났다. 영화 ‘해운대’에서 호흡을 맞췄던 인연으로 이석훈 감독과 친분을 유지한 엄정화는 ‘댄싱퀸’에 대한 시나리오 이야기를 듣고 바로 출연을 결심했다.
“감독님이 ‘댄싱퀸’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는데, 바로 출연하겠다고 했죠. 촬영은 정말 즐겁게 했는데 과연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겠어요.”
영화 ‘댄싱퀸’에서 엄정화는 잊었던 꿈에 다시 도전하는 주부로 변신했다. 스크린에서 그의 매력은 팔색조처럼 피어난다. 선택의 기로에서 다른 길에 있었던 자아의 모습은 엄정화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