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철퇴에 정치테마株 줄줄이 하한가…손바뀜 상위종목도 '싹쓸이'
2012-01-09 15:17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정치테마주(株)가 금융당국의 철퇴에 꼬꾸라졌다. 금융당국이 전날 정치 테마주의 이상급등을 부추기는 불공정거래 세력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관련주가 줄줄이 급락한 것이다. 게다가 정치테마주는 작년 한 해 동안 손바뀜이 가장 많았던 종목 순위에서도 싹쓸이를 했다. 투기적 매매로 인해 높은 회전율을 보인 것으로 풀이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바른손와 인포뱅크, 비트컴퓨터는 이날 13~14%대로 하락하며 하한가로 추락했다. `문재인 테마주‘인 바른손, `SNS 테마주’인 인포뱅크, `박근혜 테마주‘인 비트컴퓨터는 모두 지난주 4거래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이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동생 박지만 씨가 회장으로 있는 EG도, 박 위원장의 올케가 사외이사로 활동했던 신우 역시 동반 하한가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박 위원장의 복지 정책과 관련한 수혜주로 꼽혔던 보령메디앙스는 전 거래일보다 14.73% 하락했고, 아가방컴퍼니는 12% 이상 떨어졌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현재 지분의 37.1%를 소유한 안철수연구소도 4.14% 떨어졌다. 이 종목은 지난 6월 이후 700% 이상 상승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4위 안에 자리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11월부터 불공정 거래 세력의 개입을 의심했던 여성 의류업체 대현(-8.74%)과 의료기기 업체 솔고바이오(-11.23%)도 역시 급락했다. 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주목받았던 SNS 관련주인 필링크(-5.71%), 가비아(-0.58%), 오늘과내일(-6.61%) 등도 줄줄이 내렸다.
이날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하락률 상위 5위 안에 4개 종목이 정치 테마주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책이 나왔기 때문에 펀더멘털(기초여건)과 관계없이 주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정치 관련주는 일시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총선과 대선이 시기가 아직 멀었기 때문에 정치 관련주의 급등락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용식 스몰캠 팀장은 “일부 정치인 테마주에 불공정 거래 세력이 존재한다고 인식하게 되면서 오늘 하락세가 나타났지만, 선거라는 `재료‘가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에 급등락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손바뀜이 가장 잦아던 종목들이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주식 회전율이 가장 높았던 상위 9개 종목이 정치인 테마주였다. 주식 회전율은 거래량을 상장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회전율이 200%이면 상장 주식 1주가 2번씩 거래가 됐다는 의미다.
코스닥시장의 회전율 1위 종목은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는 솔고바이오로 6,502.0%나 됐다. 지난 한해 동안 1주당 손바뀜이 65번 있었던 셈이다. 박근혜 테마주인 아가방컴퍼니는 회전율이 5,736.59%, 보령메디앙스는 4,809.74%로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클루넷(4,519.61%)과 정몽준 테마주인 코엔텍(4,099.76%), 현대통신(3,945.46%) 등도 4~6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이어 역시 박근혜 테마주인 지아이바이오(3,434.23%)와 웰크론(3,343.61%), 메타바이오메드(3,296.16%)도 7~9위를 차지했다.
정치인 테마주들의 높은 회전율은 그만큼 이들 종목에 대한 투기적 매매가 기승을 부렸음을 보여준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치인 테마주의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도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라며 “위험을 알면서도 단기간에 수익을 노리고 사고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