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삼성·LG, 구글TV 출시 문제없나

2012-01-05 09:06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10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의 최고 화제는 '구글TV'다. 구글TV는 구글의 운영체계를 적용해 만든 스마트TV다.

구글이 생산한 콘텐츠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구글TV의 최대 장점이다. 세계 스마트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과 LG가 올해 CES에서 구글TV를 앞 다퉈 출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양사는 이번 CES에서 양산시기와 일정 등 구글TV 세부전략을 공개한다.

삼성과 LG의 움직임에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양사가 자사의 스마트TV를 세계적 표준으로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포기했다는 지적이다.

스티브 잡스의 유작인 애플TV도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과 LG가 주도했던 세계 스마트TV 시장의 중심축이 구글과 애플로 급격하게 기울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TV까지 애플·구들 등 소프트웨어기업에 종속돼 가는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기존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혼란도 문제점이다.

삼성과 LG는 지난해 유명 모델을 스마트TV 광고에 활용하며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나섰다. 스마트TV용 어플리케이션(앱)도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그 결과 스마트TV 판매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문제는 기존 스마트TV와 구글TV가 호환이 안 된다는 것. 다른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LG의 스마트TV는 양사가 제공하는 앱에서만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다.

삼성과 LG가 기존 스마트TV용 앱 개발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소비자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현재 양사는 구글TV 출시만 밝힌 상태다. 기존 제품과의 호환성과 앱 개발이나 운영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기존 스마트TV를 사용하는 한 소비자는 "변화가 빠른 PC도 기존 제품과 호환성을 유지했다"며 "가전제품의 중심인 TV가 1년도 지나지 않아 호환도 안 되는 신제품이 나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