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땐 굳은 얼굴, 귀환 땐 웃음꽃

2011-12-27 17:04
-이희호·현정은 방북 때보다 밝은 표정

(아주경제 파주=김병용·김현철 기자)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방북했던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7일 오후 경기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돌아왔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휠체어를 탄 채 경기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 들어섰다.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이 이 이사장을 대신해 브리핑을 가졌다. 윤 사무총장은 "40~50분 기다렸다가 약 10분 정도 조문을 했다"며 "이 이사장님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셨고, 김정은 부위원장은 '멀리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고령(89)임에도 브리핑이 진행되는 동안 자리를 지켰다. 10분간 진행된 브리핑을 마치고 이 이사장은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준비된 차량으로 남북출입사무소를 빠져 나갔다.

이날 오후 2시께 민주당 박지원 의원 등이 이 이사장을 배웅하러 나왔다. 이날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위에도 아침부터 200여명이 넘는 내외신 기자들이 귀경하는 이 이사장과 현 회장의 입을 주목하며 장사진을 이뤘다.

이 이사장보다 30분 먼저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한 현 회장이 먼저 기자 회견을 가졌다. 현 회장을 수행했던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을 비롯해 현대측 인사 4명도 자리를 지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 회장은 시종일관 미소와 여유를 잃지 않았다. 다소 굳은 표정으로 방북길에 올랐던 전날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번 방북 성과가 적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현 회장은 당초 오후 1시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되면서 예정보다 늦은 오후 3시께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입국장 문이 열리고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자 현 회장은 긴장한 듯 잠깐 굳어졌지만 곧바로 여유를 되찾았다.

현 회장은 얼굴에 미소를 띤 채 기자회견에 임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별도 면담은 없었다"며 "그냥 애도 표명만 했지 별도의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공세에도 차분하게 대응했던 현 회장은 10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치고 신형 에쿠스 차량으로 귀경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