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돌파하라… 연비 좋은 차세대 그린카 경쟁 가열

2011-11-16 15:14
정유업계 ‘클린디젤’ 파상공세에 LPG업계 4세대 LPG엔진으로 역습 나서

(아주경제 이재영·김형욱 기자)고유가의 해법으로 연비·출력이 높고 환경성도 만족하는 자동차 ‘만능 엔진’ 개발이 한창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차세대 그린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정유사와 LPG수입사 등 수송용 연료업계 간의 주도권 다툼이 자동차 엔진 개발의 동력원이 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의 상용화 전 단계를 책임질 국내 경유 및 LPG, 하이브리드 그린카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쟁점은 클린디젤과 LPG. 정유사가 클린디젤을 적용한 택시와 버스 등의 보급확대를 위해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LPG업계도 연비 등 성능이 높은 4세대 LPG엔진 LPDI(LPG 직접분사엔진)를 개발해 반격에 나섰다.

차세대 그린카 경쟁은 이들 업계의 이권이 개입됐지만, 이는 선의의 경쟁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모적인 다툼이 아닌 엔진 성능 개발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는 것.

LPG협회와 고려대가 개발한 LPDI는 기존 LPG엔진보다 연비와 출력은 높고 환경오염물질은 덜 배출한다. 고려대 박심수 교수는 엔진 성능에 대해 동급 GDI(가솔린 직분사엔진)엔진 대비 동등한 수준이고, 배출가스는 유로6(2014년 유럽 도입 예정인 자동차 환경기준)를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차가 진행 중인 LPDI 엔진 상용화 개발은 “빠르면 3년내 달성될 것”이라는 게 박 교수의 전망이다.

앞서 정유업계는 경유 자체의 품질 개선에 주력해 클린디젤차가 환경부가 정한 친환경차 범주에 포함되는 데 한몫했다. 이로 인해 클린디젤차는 환경개선부담금이 면제되고 있으며, 국내 현대차의 i30(아이써티)와 i40(아이포티) 등 개발 붐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연료가 차세대 그린카 시장을 선점하느냐는 결국 자동차업계의 선택에 달렸다. 현재로서는 LPG가 절대적인 열세다. 택시 수요를 차지하고 있지만 일반차량에 보급되는데는 장벽에 막혀있다. 그나마도 정유업계와 도시가스업계 등이 각각 클린디젤과 CNG(압축천연가스)의 택시보급 사업을 추진하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현재 LPG 차량은 경차부터 대형차까지 다양하지만 택시나 렌터카, 장애인에게만 구매가 허용되고 있다. 정유업계와 LPG업계의 이해관계와 연료배분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로 인해 LPG 신차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오는 11월 25일부터 장애인이 5년 이상 탄 LPG 중고차에 한해 일반에게도 매매가 가능하도록 규제가 풀린다. 중고차업계는 LPG 차량 가격 인상을 비롯,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다만 현대ㆍ기아차 등 자동차업계 입장에서는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세계 최초의 LPG 하이브리드 모델인 아반떼ㆍ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는 등 LPG와 관련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 LPG 차량을 상용화 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규제가 풀리지 않더라도 수출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는 “현재로서는 관리가 까다롭고 일반인 대상 상용화가 쉽지 않은 만큼 LPG 차량에 대해 제조사 입장에서도 반신반의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LPG-디젤-하이브리드가 차세대 친환경차 3파전 양상을 띄고 있는 만큼 에너지 다변화 차원에서 완성차 업체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