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베이징 부동산세항의시위

2011-11-16 08:38
2억원대 26평 아파트 호화주택?<br/>시민 100만여명 부동산 취득세 기준에 불만품고 시위벌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정부의 부동산 취득세 징수기준에 불만을 품은 시민 1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고 중국 징화스바오(京華時報)가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베이징시 외곽인 우환(五環) 지역에서 120만 위안(한화 약 2억1000만원) 이상에 거래된 주택은 ‘호화주택’으로 구분돼 보통주택보다 무려 2배나 높은 세율로 부동산 취득세를 납부해야 하는 것에 반발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최근 베이징 지하철 가오미뎬베이(高米店北)역 출구 앞에서 ‘우환 밖 ‘워쥐(蝸居·달팽이집처럼 좁은 집)’가 호화주택이냐. 팡누(房奴·집의 노예)가 호화세를 내야하는가’ 등의 문구를 적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베이징 외곽인 다싱(大興)구에서 최근 89㎡짜리 방2개 딸린 집을 구매했다는 왕씨는 “이곳 저곳에서 돈을 끌어 모아 부동산 취득세 등의 비용을 마련했다”며 “그런데 이 주택이 120만 위안을 초과했으니 ‘호화주택’ 규정에 따라 보통주택 세율(1.5%)보다 2배나 높은 3% 세율에 따라 부동산 취득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베이징 외곽에 주택을 구매했다는 바이(白)씨 역시 “요새 베이징 외곽 지역에 89㎡ 넓이의 150만 위안짜리 집이 널렸다”며 “심지어 1주택 구매에 실수요인데 어떻게 그 좁은 집을 호화주택이라 할 수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제정된 베이징시 주택 규정에 따르면 싼환(三環) 이내 215만 위안(한화 약 3억8000만원), 싼환~쓰환(四環)의 175만 위안(한화 약 3억1000만원), 쓰환~우환의 165만 위안(한화 약 2억9000만원), 우환 밖 100만 위안(한화 약 1억7000만원) 가격 이내 거래되는 주택은 보통주택으로 취급돼 부동산 우대정책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위 거래가보다 1.2배 이상 높은 주택은 ‘호화주택’으로 규정해 보통주택보다 2배 높은 세율로 부동산 취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이 규정이 제정된 지 벌써 3년의 시간이 흘렀고, 그 동안 주택거래가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만큼 보통주택 거래가 기준이 상향 조정되야 한다는 주장이 들끓고 있다.

중국 롄자(鏈家) 부동산 장웨(張月) 애널리스트는 “보통주택과 호화주택 부동산 취급세 액수는 최고 2배 넘게 차이나 난다”며 “특히 대부분 우환 외곽지역 주택의 경우 1주택에다가 실수요가 많은 만큼 정부에서는 이에 따른 기준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