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서울부동산시장, 어디로…
2011-11-07 17:40
박 시장이 내놓은 재건축 과속개발 방지, 한강변 개발 재검토 등의 공약 영향으로 향후 시세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매수 움직임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하락추세가 계속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2~3년 후 주택공급 부족으로 인한 파장도 나타날 수 있어 박 시장이 공약을 그대로 밀어붙이기에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재건축시장에 나타난 ‘박원순’ 효과
박 시장의 당선 이후 서울 주택 매매시장은 하락폭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사업에 부정적인 박 시장이 유력한 야권통합 단일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한 9월 말(23일)부터 지난주 말(4일)까지 서울지역 주택 매매값은 -0.27%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전국 변동률은 -0.04%, 수도권 -0.11% 각각 기록했다.
특히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폭은 -1.44%에 이른다. 지난주와 이번주만 해도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각각 -0.08%, -0.19%로 하락폭이 컸다.
가장 하락세가 심화된 곳은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다. 한강변 개발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수세가 줄었고, 호가도 내리는 상황이다.
닥터아파트 조사를 보면 압구정동 구현대1차 214㎡가 5000만원 하락한 28억~31억원, 구현대10차 165㎡가 2500만원 하락한 20억~22억원대다. 개포동 일대 재건축단지는 주공1단지 49㎡가 250만원 하락한 8억1500만~8억3000만원선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락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재건축 시장은 정부정책에 따라 수익률 등락폭이 큰데다 심리적 영향도 많이 받아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며 "내년에도 총선이나 대선이 있지만, 가계부실 문제가 커 활성화 대책을 내놓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2~3년 후 주택공급 부족 우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흐름대로라면 2~3년 후 전셋값이 사상 최대로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박 시장이 후보시절 내놓은 주택관련 공약이 대부분 서민주택 주거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시장의 공약에서는 소득수준이 높은 맞벌이 부부나 중산층들을 위한 정책은 찾아볼 수 없다. 기존 한강르네상스나 재건축, 뉴타운 등의 재개발사업의 경우 속도늦추기 등을 시행할 계획이어서 당분간 질 좋은 주택공급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형건설사 주택영업담당 임원은 "현재의 정책대로라면 안그래도 감소한 민간 건설물량이 더 줄어 2~3년 후에는 신규 입주물량 부족 현상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임원은 또 "서민층을 위한 주택정책뿐 아니라 중·상류층을 겨냥한 방안도 내놔야 향후 전세난 부족 문제 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책의 연속성 여부도 문제다. 박 시장 체제의 서울시가 2년반으로 끝나고 말 경우 부동산 시장이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부성 부동산富테크연구소장은 "뉴타운 등 재개발 사업이 계속 미뤄질 경우 2~3년 뒤 공급문제가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서울시가 박 시장 공약과 같은 주택정책을 계속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