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LG전자 유상증자 결정에 부정적 평가 쏟아내

2011-11-04 09:04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뒤통수를 심하게 한방 맞은 느낌입니다.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나쁜 사례다."

증권사들이 LG전자 유상증자 결정을 두고 부정적인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이번 증자가 사업전망과 관련된 우려를 크게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1조62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개별 기준으로 5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LG전자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자 주식발행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휴대폰 부문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에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동부증권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권성률 연구원은 “LG전자가 부진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여 투자심리가 개선 중이었고 유상증자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 이 시점에 이런 결정이 나와 뒤통수를 심하게 한 방 맞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내용을 떠나서 일단 LG전자와 LG그룹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됐다. 당분간 악화한 투자심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6만7000원으로 26% 내린다고 밝혔다. 김종완 연구원은 LG전자 증자이유로 ▲회사측의 언급대로 성장기반 확충과 주력사업 경쟁강화 투자 ▲해외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에 대응한 선제적인 자금확보 과정 ▲시장이 예상치 못한 구조조정 등의 비용 발생 가능성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증자의 추진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나쁜 사례를 만든다”면서 “이번 증자는 사업전망과 관련된 우려를 크게 확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에 유상증자에 따른 우려와 희석요인이 90% 이상 반영됐다는 평가도 있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1조원대에 달하는 유상증자 결정을 갑자기 단행하면서 투자자에게 충격의 쓰나미를 안겨줬다. 회사측은 단기적 유동성에 문제가 없지만, 차입비용보다 직접조달 비용이 경제적이어서 유상증자에 나섰다고 설명했지만, 방식에 2%의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이미 주가가 13% 하락한 상황에서 섣부른 매도 동참은 자제해야 한다. 단기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에 따른 우려와 희석요인은 90% 이상 반영됐다. 유상증자 후 LG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8배 수준에 불과해 주가의 바닥이 그리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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