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덕형의 세상뒤집어 보기]

2011-11-03 22:20
내가 만난 항공사 CEO 라이언에어 마이클 오레리 회장, <br/>"회사의 경영과 가정은 동일하다"

이덕형 산업팀장

(아주경제 이덕형 기자) 유럽의 대표적인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레리 회장은 회사 종이컵 가격과 사원들이 마시는 커피의 공급가격, 그리고 회사의 종이컵이 얼마나 소비되는지, 또한 매일 항공기가 소모하는 항공기의 연료량을 점검한다.

그리고 동일한 노선에 취항한 항공기의 연료 소모량이 늘었을 경우 항공기를 운항한 조종사를 불러 이유를 듣고 타당하지 않다면 급료에서 기름값을 어김없이 공제한다.

오레리 회장은 인터뷰를 하는 나에게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오너이고 책임자라면 집안 살림을 하면서 물건값이 얼마인지, 어디서 사오는지, 어디서 구매하면 싼지 알아보지 않나요"라고 물어보았다.

오레리 회장은 또 "집안에서 생활을 하는 것과 항공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전혀 다를 것이 없습니다"라며 "그것이 바로 항공사 경영의 출발 점입니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또 "자신의 회사에서 생기는 문제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개선하지 않는 항공사의 경영진이 회사를 운영하고, 경영개선을 하고, 구조를 바꾸고, 마케팅 활성화와 수익방안 마련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되물었다.

라이언에어는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항공사 브랜드다. 하지만 유럽에서 라이언에어는 성장 속도가 빠른 무서운 항공사이며, 유럽의 최대 항공노선을 운영하는 글로벌 저가항공사다.

매년 20% 이상 성장을 하고 있으며, 전 유럽 노선의 18%를 장악하고 있다. 가장 싼 항공요금을 무기로 기존의 항공사를 인수·합병(M&A)하며 무섭게 성장하는 항공사다.

더블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일랜드의 항공사 라이언에어는 1985년 설립 이후 30년이 안 되는 기간에 세계 최대 저가항공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을 지휘한 인물은 괴짜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오레리(53)다. 항공사의 회계담당으로 출발한 그는 회사가 구조조정 위기에 내몰리면서 영업부서로 배치를 받았지만 뛰어난 감각을 갖고 마케팅과 영업전략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오레리 회장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영개선과 원가절감 방안을 통해 라이언에어를 성장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0년에는 항공사 원가절감을 위해 1인 조종 시스템 도입, 기내 화장실 유료화 등 기이한 경영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오레리 회장은 현장 방문을 통해 경영개선은 물론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실무형 CEO다.

마이클 오레리 회장의 경영철학은 하나다. 매사에 기업이 안이하게 대응하면서,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항공사는 경쟁력과 성장성을 잃고 추락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가정을 이끌어가는 알뜰함 같은 경영능력이 없는 항공사는 결국 파산한다"는 마이클 오레리 회장의 말에 공감이 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