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연내 인하 물 건너가나

2011-11-03 17:04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중소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 인하가 연내 적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상 가맹점 범위를 확대하는 시기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돼 중소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가 일제히 수수료 재조정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와 관련 공식 입장을 미뤄 왔던 외환카드가 동참 의사를 표하면서 국내 모든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내리게 된 것이다.

외환카드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을 뿐 지난달 다른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안을 발표했을 때 외환카드도 동참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며 “다음달 연매출액이 집계되면 관련 전산 작업을 거쳐 1월 중 이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카드는 내년 1월부터 중소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2억원 이하로 확대하고 수수료율도 1.80% 이하로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17일 신한·롯데·삼성·KB국민·현대·하나SK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들은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은행과 지방은행들을 회원으로 둔 비씨카드도 수수료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적용 시기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내년 1월 1일 시행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가맹점 범위 확대를 위한 연매출 2억원 미만의 가맹점을 파악하려면 국세청으로부터 올해 정산자료를 넘겨받아 전산시스템에 적용해야 하는데 이 작업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여전히 검토 중이고 아직 확정된 게 아니지 않느냐”며 “대상 가맹점 선정 및 관련 전산 시스템을 정비하는 과정도 거치려면 내년 초에 당장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을 등록·적용하는데 보통 1~2개월 소요된다”며 “운영에 앞서 테스트 하는 데에도 1개월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반영하려면 3개월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가맹점들도 그 부분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불만의 목소리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소 자영업자들의 입장은 달랐다. 카드사들이 최대한 수익을 챙기기 위해 ‘핑계’를 대고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한 요식업종 종사자는 “발표는 요란하게 해놓고 시간만 끌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