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株, 이젠 증권가도 ‘포기’
2011-10-25 09:03
24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은 전날보다 7.31% 오른 30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기로 한 175㎿(메가와트) 규모 태양광발전소 건설 계획이 백지화됐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풀이다.
최근 태양광주는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연초대비 주가가 30~50% 이상 급락했다.
태양광발전 잉곳부터 모듈까지 일괄 생산하는 중국기업 성융광전투자는 연초대비 지난 21일까지 80.15% 떨어져 최고 수준의 낙폭을 기록했다.
OCI(-35.76%) SDN(-36.11%) 삼성SDI(-19.05%) 웅진에너지(-68.56%) 주성엔지니어링(-54.50%) 신성솔라에너지(-54.98%) 등도 마찬가지다. 다만, 티씨케이(8.61%)는 올랐다. 지난 14일 신규상장한 넥솔론 주가도 시초가 대비 5.38% 높았다.
증권가는 태양광주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리는 등 기대감을 내려놓은 상태다. 지난 8월 에버그린솔라ㆍ스펙트라와트ㆍ솔린드라 등 미국 태양광업체 연쇄 부도에도 업계 구조조정 가시화로 진단하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쏟아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동부증권은 지난 21일 OCI머티리얼즈 목표가를 기존 17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31.43% 내렸다. 대우증권은 지난 12일 주성엔지니어링 목표가를 2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내리고 목표주가도 ‘매수’에서 ‘단기매수’로 조정했다. 쏠라셀 장비에 대한 신규수주 정체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동부증권 역시 1만8000원에서 1만500원으로 기대치를 낮췄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달 삼성SDI에 대해 태양광사업 수익성 부진은 2013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목표가를 기존 20만원에서 17만원으로 내렸다. 신영증권도 태양광 부분에서 20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해 삼성SDI 3분기 감익의 주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5만원에서 21만원으로 16% 내렸다.
태양광 관련주로 엮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의 보고서도 등장했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티씨케이는 전통적인 태양광 업체가 아닌 반도체·발광다이오드(LED) 등 다양한 업종에 속하는 종목"이라며 "최근 태양광 테마주에 묶이면서 과도하게 주가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신규상장한 넥솔론은 공모가 거품 논란으로 희망공모가(최초 6700~8000원)를 3차례 낮추는 등 고초를 겪었다. 이 회사는 OCI그룹 계열사로 태양광 잉곳·웨이퍼 국내 1위, 세계 5위로 평가받고 있다.
증권가가 태양광주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은 태양광 최대 수요처인 유럽이 경제위기에 처해 있는 데다 태양광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최근 2005년 이후 6년만에 1㎏당 40달러선이 붕괴되는 등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이어 주가가 하락하면서 저점에 가까워졌지만 중국업체들의 저가 물량공세로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태양광주의 추세적인 반등 시기를 점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