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언제 다가올지 모를 통일에 대비한 재원을 담을 해결책이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지난 21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통일재원을 비축할 항아리를 이번 기회에 만들려고 한다”면서 “여야가 여기에 의견을 접근시키고 있고, 각 부처의 의견도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이 언급한 항아리는 일종의 별도 주머니 개념으로 이것이 시행되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세를 언급하면서 촉발된 첫 결과물이 될 전망이다. 항아리의 형태는 남북협력기금에 별도의 계정을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달 내로 국회에 보고할 예정인 통일재원 정부안(案)에 항아리와 관련된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는 협력기금 가운데 불용액을 통일재원으로 적립하자는 취지의 법안이 발의돼 있다.
　
　통일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20년 후인 오는 2030년 통일을 가정한 시나리오에서 통일 전 20년, 통일 후 10년간 총 818조~2836조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통일부는 이 가운데 통일 후 최초 1년간의 비용 55조9000억~277조9000억원이 소요되고 이 중에서도 최소 비용인 55조9000억원은 사전에 적립해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
　
　류 장관은 항아리를 마련한 이후 무엇을 어떻게 담을지에 대해 “항아리에 당장 얼마를 어떤 형태로 넣을지는 앞으로 더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협력기금 불용액 적립이나 세금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재정당국으로서는 재정 건전성과 함께 세금 부과 시 조세 저항 등이 우려된다. 때문에 통일재원 마련 안에 대한 부처 간 협의가 그동안 지연돼왔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일단 항아리만 마련하고 무엇을 얼마나 담을지는 중ㆍ장기적 과제로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10일 김황식 국무총리가 대독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통일재원 마련은 평화통일을 위한 국가적 의지의 표현이자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더는 우리 세대의 책무”라며 재원 마련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정부 부처 간 조정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