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회장, 메가뱅크 전략 재가동

2011-10-09 10:21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인수 무산 이후 ‘메가뱅크(초대형은행)’ 전략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시중은행 한 곳을 인수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해외은행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산은의 민영화와 관련해 강 회장은 최근 미국 방문길에서 골드만삭스로부터 “산은이 기업공개(IPO)를 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약속도 얻어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금융은 민영화와 한국 챔피언뱅크 추진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소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합친다고 곧바로 메가뱅크가 될 수 있는 규모의 은행은 아니다”라며 “협상이 잘되면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도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상대가 있는 게임이라 (구체적으로 어떤 은행인지) 얘기하기 곤란하다”면서 인수를 추진하는 은행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산은은 개인 수신 기반 확충과 국내에서 적극적인 M&A로 몸집을 불려가면서 해외 매물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적당하다고 판단되면 해외은행 인수에도 나선다는 전략이다.

강 회장은 이와 관련해 “현 상황은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이 아니라 2008년 금융위기가 해결되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곧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매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강 회장은 최근 들어 부쩍 메가뱅크에 대해 자주 언급하며 산은을 ‘글로벌 파이오니어뱅크’로 키우겠다는 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일본 등에 비해 국내 금융기관이 낙후돼 있고 규모도 작아 국제무대에 나가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라며 메가뱅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별 경제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금융기관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며 “이번에 우리가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다이렉트뱅킹 ‘KDBdirect’ 출범 기자간담회에서는 다른 금융기관 인수 계획에 대해 묻자 “국내외를 막론하고 (M&A를) 생각하고 있고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강 회장은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등에 참석하기 위한 방미 기간에는 골드만삭스로부터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그는 “골드만삭스가 투자할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더라”며 “투자처로서 산은만한 데가 없다고 하면서 IPO를 하면 내년이라도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은 투자할 곳이 못되고 중국은 이미 돈이 넘쳐난다”며 “너무 자만해도 안되지만 한국은 배당과 금리가 모두 높은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점을 우리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