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반지의 '역습'…9월 물가 0.5%p 끌어올렸다

2011-10-04 10:59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금반지 가격지수가 7년만에 최고치(416.9)를 기록하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을 0.5%p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전체 물가상승률 4.3%에서 금반지 영향을 제외한다면 3.8%에 그쳤을 것이라는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공업제품 가운데 금반지 지수는 416.9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306.0에 비해 100 이상 높은 수치다. 또 통계청이 2005년 물가지수품목에 금반지를 편입시킨 후 7년만에 최고치다.

사실 금반지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1000)에서 차지하는 가중치는 4.8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전년 동월대비 36.2%, 전월비 8.1% 각각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물가상승폭을 키웠다.

물가상승 기여도는 0.45%p로 최근 무섭게 상승하고 있는 집세(0.42%p) 보다도 더 높은 수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번에 집세 오름세보다도 금반지 가격의 오름세가 더욱 컸다"며 "전체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수치는 2008년 IMF 외환위기때 보다도 더 높다"며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로 안전 자산인 금값도 크게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 물가 당국은 연내로 발표하는 새로운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서 금반지를 제외시킨다는 방침이다.

돌잔치 등 선물 품목에서 금반지가 사라져 가는 등 지출 빈도가 매우 낮은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가 품목에 편입돼 있어 전체 물가지수를 왜곡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OECD 회원국 가운데 금반지를 물가지수에 포함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외국은 국민계정지수(SNA)에 따라 금반지를 자산으로 분류, 소비자물가 품목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비자물가는 소비 부분만 측정을 하는데 자산으로 분류되는 금반지를 포함하고 있어 왜곡현상이 나타난다"며 "소비측면에서만 봐도 금반지는 소비 보다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주로 투자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반지를 제외하면 대신 브로치나 목걸이 처럼 금이 포함이 안된 장신구로 대체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