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휴 後 폭락 '공식?' "대외변수에 직격탄"

2011-10-04 09:54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개천절 연휴 이후 코스피가 5% 넘게 하락하면서 ‘연휴 이후=증시 폭락’ 공식이 성립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 대외 환경에 좌지우지 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휴장이 악재가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천절 휴장 이후 첫 개장 직후 80포인트 이상 급락하면서 1700선이 다시 붕괴됐다. 앞서 지난달 14일 추석 연휴 이후 급락한 것과 유사하다.

오전 9시 51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5.94% 내린 1664.59를 기록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28.2원 오른 1206.3원으로 1200원선을 크게 웃돌고 있다.

폭락을 이끈 것은 유럽이다.

독일 의회가 유럽 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을 승인하면서 급한 불은 꺼뜨렸지만 이번엔 지난 2008년 프랑스와 벨기에가 구제한 은행 덱세아가 말썽을 일으켰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일(현지시간) 덱시아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려놓았다.

덱시아는 지난 8월 그리스 보유 국채의 상각으로 2분기에 40억3000만유로 규모의 역대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덱시아가 2차 구제금융을 받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덱시아는 그리스 이외 유럽 은행 중 그리스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가장 큰 은행 중 하나로 꼽혀왔다.

덱시아는 주요주주는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정부다. 프랑스 국부펀드인 예금공탁금고(CDC) 등도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덱시아 신용등급 강등 소식은 미국 뉴욕 증시마저 끌어내렸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연이틀 급락하며 전 저점 아래에서 마감했다.

전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36% 내린 1만655.3에 거래를 마쳤다.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2.85%, 3.29% 하락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세계경제에 가장 큰 위험요인은 그리스”라며 “10월초 80억 유로가 지원되고 유로안정기금(EFSF)가 증액되도 그리스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유럽은행들을 구제하려는 방안이 없다면 유럽 재정 문제는 지속적으로 시장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6분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200선물이 전일 대비 5.22%(11.95포인트) 하락하면서 올해 들어 네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