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英 현대조각 거장 앤서니 카로 개인전
2011-10-02 21:18
29일부터 10월 30일까지, 조각 경계넘은 작품 23점 선봬
영국 현대조각가 거장 안서니 카로. |
(아주경제 박현주기자) 아버지는 중권중개인이 되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는 16세에 처음으로 조각 기법들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조각과는 상관없는 엔지니어링을 공부했다. 케임브릿지 대학에서 그는 엔지니어링 전공 이후 공군에서 엔지니어로 복무했다. 2년간 엔지니어링으로 일하던 그는 엔지니어링을 포기하고 스스로 원했던 조각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후 로얄 아카데미에 입학한 카로는 헨리 무어를 찾아가 그의 조수가 되었다.
그는 조각으로 공간을 드로잉하고, 건축과 조각과의 경계를 넘어 작품의 설치가 곧 건축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이룩했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29일 선보인 영국 현대조각 거장 앤서니 카로(87)의 이야기다.
카로는 작품의 외양뿐만 아니라 당시 전통적으로 제작되는 조각의 좌대, 비물질화 된 재료 및 기법, 나아가 작품과 설치공간의 구분을 없애 파격적인 조각가로 주목받았다.
Star Passage 2006/2007 Steel, galvanised & painted blue 330 x 325 x 229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Seoul |
1975년 뉴욕현대미술관 개인전, 1992년 로마의 황제의 시장 유적지전, 도쿄현대미술관(1995) 회고전, 런던 테이트 브리튼 작가 80주년 기념전(2005)등 반세기에 걸쳐 안소니 카로는 미국과 영국을 오가면서 영·미 조각 발전의 향방을 가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1992년 일본예술가협회에서 프리미엄 임페리얼 예술상, 1997년 미국국제조각센터에서 주최한 공로상을 수상했다. 1987년에는 작가가 태어난 영국에서 예술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작위를 받았고, 영국 여왕이 직접 수여하는 메리트 훈장(2000)을 받았다.
50여년간 구상적 요소들과 추상적 표현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고령에도 불구 꾸준하고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 작품활동 50주년 기념하여 뉴욕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루프가든(The Iris and B. Gerald Cantor Roof Garden)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2012년 뉴욕 파크 애비뉴에서 공공미술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1994년과 98년에 이어 국제갤러리에서 세번째로 개최하는 이번 전시에는 1999년부터 작업한 대형 철재조각 및 돌을 재료로 한 조각품17점과 이번 한국에서 개인전을 위한 테이블피스 시리즈인 2010년작 따블로(tableau, 부조)6점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작품 중 2003-2004년 작 <Orator>나 <Palace> 작품은 구체적인 인물이나 건축적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대규모의 조각설치작품인 2005년 작 <South Passage>와 2006-2007년 작 <Star Passage>는 시각에 호소하는 가장 원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을 뿐 아니라 산업적인 풍경들 속에서 차용한 듯한 구조와 조합들을 보여준다. 또한 갤러리 2층에 설치된 <Relief Piece> 연작은 다양한 형태의 재료와 입체물을 액자 안에 배치한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벽에 걸수 있다.
국제갤러리 윤보경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카로의 1999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지난 10여 년간 제작된 조각작품과 2010년의 신작을 함께 선보인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반세기 동안 가장 중요한 조각의 흐름을 개척한 작가의 시각적 모험과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도전의 열정을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10월30일까지. (02)735-8449.
Relief Piece Fox Trot 2010 Resin, fibreglass, wood painted 73 x 83.5 x 25.5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Seo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