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권도엽 장관 "욕심 없다. 4대강·보금자리 잘 마무리했으면… 전세난 안정도 중요해"

2011-09-06 07:36
"멋지게 되살아난 4대강 국민들께 보이고 싶어"<br/>2기신도시 교통시설 조기개통으로 주민불편 최소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왼쪽)과 강갑수 아주경제 부국장이 지난 2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과 KTX 사고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멋지게 되살아난 4대강을 국민들에게 선보이고,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2일 아주경제와의 단독 대담에서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고 그동안 추진돼 온 국책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장관은 또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 확대와 거래시장 활성화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이밖에 작지만 국민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해 국민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효과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는 "올해 장마기간(6월22일~7월16일) 중 전국 평균 강우량이 642㎜로 예년의 2.5배에 달하는 등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지만 4대강 유역에서는 홍수 피해가 거의 없었다"며 "주변 지역 주민들도 4대강 사업의 효과를 직접 체감하고 사업을 환영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친수구역 사업이 한국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비 8조원 회수를 위한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친수구역은 4대강 정비 이후 개발압력이 높아진 하천주변지역을 체계적이고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발로 인해 주변 땅값이 올라가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국민 1명당 약 1평(3.3㎡) 이상의 공원을 갖게 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사고鐵' 오명 KTX, 대책은

최근 KTX 열차의 부품 노후화, 제작결함, 선로전환기 문제 등으로 사고 및 고장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KTX 안전강화대책'을 발표하며 사고 수습 및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KTX 고장 원인을 열차별로 다르게 파악하고 있다. 우선 지난 2004년 운행을 시작한 KTX-1 열차는 부품 노후화 및 교체주기 도래에 따른 고장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KTX-산천 열차는 제작사의 품질관리 소홀로 인한 제작결함이 대부분(96%)이었다. 여기에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에 설치된 유압식 선로전환기도 문제를 일으켰다.

권 장관은 "KTX-1 열차는 유럽에서보다 20% 정도 많이 운행하는 등의 문제로 부품이 노후화됐으며, 우리기술로 만든 KTX-산천은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KTX의 문제 부품을 빨리 교체하고 차량 제작과 유지보수, 조직 운영 등 안전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노력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선로전환기 교체에 대해서 "문제를 일으킨 유압식 선로전환기에 대해 현재 공기를 더 주입해 임시로 사용하고 있는데 지금 상태를 유지할 지 아니면 전면 교체를 할지 최종점검 중"이라며 "선로전환기 당시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감사원이 현재 감사를 진행 중이라 결과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당시 (납품을 위한) 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권도엽 장관이 2일 국토부 4층 집무실에서 각종
 현안과 정책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권 장관은 "작지만 국민들에게 좀더 다가갈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 2기신도시 주민불편은 어떻게?

최근 입주가 시작된 경기 김포시 한강신도시와 수원시 광교신도시 등에는 기반시설이나 광역교통시설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도로 등 광역교통시설의 준공 시기가 대부분 신도시 최종 준공시기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권 장관은 신도시 입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신도시 주택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교통 시설 확충과 조기 개통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실제 지난 6월 김포한강로가 당초 계획보다 1년6개월 정도 빨리 개통됐으며 제2자유로도 지난 1월 전면 개통돼 경기 파주·고양 지역 주민들의 서울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권도엽 장관은 특히 수도권 광역교통 여건 개선을 위해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GTX는 3개 노선, 총 140.7㎞로 필요한 사업비만 약 11조2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 장관은 "GTX 건설로 인한 재정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난 7월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 상태로, 앞으로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후속절차를 조속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전세난 전망과 대책은

권 장관은 올해 하반기 입주 물량 감소와 재건축·재개발에 따른 이주 수요 발생으로 전·월세 시장이 다소 불안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세대·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 수급불안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 장관은 "8·18 전월세 대책을 통해서 공공·민간 임대주택의 공급 확대방안을 마련한 만큼, 향후 전월세 시장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8·18대책이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특혜 성격이 짙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국민들의 40%가 민간에서 공급되는 전·월세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과거와 달리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낮은 상황에서는 누군가 주택을 구입해 주택구입 여력이 없는 서민들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보금자리 150만가구 차질없이 공급"

권도엽 장관은 오는 2018년까지 150만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경기 과천시 등 일부 지역에서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을 받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지역주민 등의 정당한 요구는 적극 수용해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할 방침이다.

권 장관은 "보금자리주택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고 내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대표적인 친서민 정책"이라며 "보금자리주택 사업에 민간참여를 허용하고 민간신축 다세대 주택 매입 등 사업 방식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금자리주택 소득기준에 전세금이 포함되지 않아 무주택 서민이 아닌 10억~20억원 자산가의 보금자리주택 입주가 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는 전·월세 보증금액의 확인 등이 어려워 보금자리주택 자산기준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지난 1월부터 운영 중인 전·월세 거래정보시스템을 통해 전·월세 정보를 축적하고, 객관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도엽 장관이 4대강 살리기 사업 한강 여주보 건설 현장을 찾아 공사 진행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 "공정·투명한 인사 방안 마련할 것"

권 장관은 지난 6월1일 취임한 직후부터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지난 7월29일에는 '조직문화 선진화 방안'까지 발표하며 공직기강 다지기에 나섰다.

권 장관은 "조직문화의 근본적 변화가 한사람의 선언이 아닌 모든 구성원의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국토해양부) 직원들 모두가 변화의지를 갖고 노력 중인 것이 가장 의미있는 변화"라며 "앞으로 국토해양 부문 전체가 변할때까지 간부들부터 의지를 갖고 모범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달(9월) 중 직원들이 소신껏 일하고 열심히 일한 댓가를 확실히 받을 수 있는 업무 분위기 조성을 위한 공정·투명한 인사처리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권도엽 장관은 ▲1953년 8월20일 경북 의성 출생 ▲경기고·서울대 토목공학과 ▲시라큐스대 석사 ▲행정고시 21회 ▲국세청 안동세무서 ▲건설교통부 총무과장·국토정책국장·주택국장·차관보 ▲한국도로공사 사장 ▲국토해양부 제1차관

(대담=강갑수 부국장, 정리=유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