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연계 EBS교재 문제 30%, 변형해 ‘재활용’
2011-09-04 10:05
내년부터 EBS의 수능 연계 교재에 실린 문제 가운데 실제 수능에 반영되지 않은 양질의 문제 일부를 이듬해 교재에 변형해 싣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는 매년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 문제를 만든 뒤 모두 폐기하고 다시 새 문제를 만드는 낭비를 줄이는 한편 연구·검토 부족에 의한 오류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4일 교육과학기술부와 EBS,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최근 수차례 협의 끝에 현재 고교 2학년이 치를 2013학년도 수능에 대비한 EBS연계 교재부터 전년도 교재에 수록된 양질의 미출제 문제를 변형해 싣는 방침을 사실상 확정했다.
변형 문제의 비중은 전체의 20∼30% 수준이며 똑같은 문제를 그대로 가져오는 게 아니라 변형시키는 과정을 거치므로 ‘증보’(모자란 부분을 보태 수정하는 것) 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활용 비중은 과목의 특성을 감안해 조정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지문의 활용도가 높은 언어·외국어 영역과 핵심 개념의 이해와 적용이 중요한 수리 영역의 적용 비율은 다르다.
2012학년도의 경우 수능 연계 EBS 교재는 ‘수능특강·수능완성’ 시리즈로 언어영역 6권, 수리영역(가·나) 12권, 외국어영역 6권이다. 종류별로는 ‘수능특강’, ‘수능특강-인터넷수능’, ‘수능완성’, ‘수능완성-고득점’ 등 크게 4종이다.
당국은 가장 먼저 발행되는 수능특강(언어·수리·외국어) 시리즈에 전년도 문제의 증보 활용 방식을 적용해 보고 뒤이어 발행할 교재들의 반영 비율을 조정할 방침이다. 2013학년도 교재 연구·개발은 이달부터 시작된다.
지난달 수능강의 교재의 무더기 오류와 오탈자로 수정책자를 발간한 EBS는 이런 증보활용에 대해 “ 교재 오류가 줄어들고 수험생이 중요 영역의 학습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재수생이 유리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쉬운 수능’ 방침에 따라 특정 문제가 시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고, 변형 활용 문제를 접하는 것은 기출문제 공부와 비슷한 측면도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시행에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용근입시전략연구소 김용근 소장은 “수험생의 적응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재수생의 학습기간이 긴 만큼 고3보다 다소 유리할 수 있고, 변형 기준 등을 밝히지 않는 이상 변형 문제를 담은 유사 사설 교재가 범람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