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임단협 모두 타결됐지만…’ 자동차업계 노사분쟁 ‘불씨’ 여전
2011-08-24 10:25
주간2교대 도입 두고 2차전… 한국지엠ㆍ르노삼성 복수노조도 변수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현대차 노사의 올 임단협이 파업을 목전에 둔 24일 새벽 가까스로 타결 됐다. 아직 26일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가 남아있지만 ‘3년 연속 무쟁의 임단협 타결’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이로써 쌍용차를 시작으로 한국지엠, 르노삼성, 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체는 큰 충돌 없이 올 임단협을 완전히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다. 임단협 시즌으로 잠시 보류됐지만 올 5월 ‘유성기업 노사대립’을 발단으로 주간 2교대 시행에 대한 갈등은 여전하다. 아울러 복수노조 허용으로 인해 조용하던 르노삼성마저 동요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주간 2교대 협상”= 임단협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주간 2교대 협상이 이어진다.
주간 2교대란 현재 새벽을 포함 24시간 공장을 돌리기 위한 주ㆍ야간 근무를 새벽(자정~오전 6시) 근무 없이 오전ㆍ오후 2교대로 돌려, 근로자의 노동 강도를 줄이자는 취지의 제도다. 업무 효율화가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노사 모두 이를 반기고, 원칙적인 추진에는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실제 시행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사측 입장에선 주간 2교대 시행 때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생산물량이 부담이다. 노조 역시 40%가 할증되는 심야 작업이 줄면 자연스레 수입 감소가 만만치 않다. 여기서 노사는 시간당 생산대수(UHP) 및 임금체계에 대해 벌써 6년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나 기아차, 한국지엠 같은 완성차 업체는 물론 현대모비스, 한라공조, 유성기업 등 부품사까지 대부분 기업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미 주간 2교대를 시행중인 르노삼성과, 생산물량 부족으로 밤샘작업이 없는 쌍용차는 예외적인 경우다.
더욱이 올 5월 부품사 유성기업이 주간2교대로 인해 극한의 노사대치 상황을 겪었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한 당시 산업계와 노동계가 충돌 ‘대리전’ 양상을 띄기도 했다. 이 곳은 지난 22일에야 정상화 됐다. 양쪽으로썬 이 문제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
관건은 국내 최대 규모 사업장인 현대ㆍ기아차. 두 회사는 각각 노사 공동으로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와 노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이와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양측 노조 집행부 선거가 끝나는 올 연말께 본격적으로 쟁점화 될 전망이다.
◆르노삼성마저 복수노조 여파= 7월부터 시행된 복수노조 여파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강한 결속력을 보이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는 큰 영향이 없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조용하던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에 ‘불똥’이 튀었다.
특히 11년째 무노조ㆍ무파업을 이어온 르노삼성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1일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르노삼성 지회를 설립한 것. 지금까지는 노조 격인 사원대표위원회란 조직을 통해 대내적으로 사측과 임금 등을 조정해 왔다. 현재도 생산직 직원 90%는 여기에 소속돼 있다.
하지만 강성으로 분류되는 금속노조가 본격적인 세 불리기에 나서며 사측으로서는 당장 내년부터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현재는 전체의 3~4%인 200여 명에 불과해 단체교섭권이 없다.
한국지엠도 마찬가지다. 생산직 노조와는 별도로 사무직원들로 구성된 금속노조 한국지엠 사무노조가 지난 7월1일 출범, 사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사측이 생산직과 달리 성과급을 연말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키로 하면서다. 노조는 이와 관련 지난주 부평 본사에서 약 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현안을 앞두고 올 임단협이 큰 충돌 없이 잘 마무리 된 것만 해도 다행”이라며 “나머지 문제도 역시 이미 예상돼 온 만큼 지금까지 준비한 대로 노조 측과 잘 협의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