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속철 ‘만만디’ 시대 열리나
2011-08-10 10:10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달 발생한 원저우(溫州) 고속철 추돌 사고 이후 고속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만연한 가운데 중국 철도당국이 조만간 모든 고속철을 모두 감속 운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는 10일 철도부 한 내부 인사를 인용해 “중국 고속철이 9월부터 감속 운행될 것”이라며 “여기에는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베이징~텐진(天津), 상하이~항저우(杭州) 고속철 등 주요 노선뿐만 아니라 다른 고속철이나 여객 열차도 모두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각 고속철 노선 및 고속철 열차 자체의 본래 설계에 걸맞게 속도를 재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지난 1997년 중국 철도의 ‘대약진’을 선언하고 고속철 속도 향상을 제창해 온지 약 10년여만에 중국이 처음으로 브레이크를 밟은 것.
현재 중국 국무원은 철도 안전 평가팀을 구성해 중국 전역 철도 건설·운행·관리에 대한 조사를 전면 실시한 뒤 안전성에 점수를 매겨 향후 철도 운행 속도를 조정할 시에 참고자료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 고속철 운행이 엄청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정저우(鄭州)~시안(西安) 노선 고속철은 시속 300km, 250km 두 종류로 나눠 운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열차는 본래 시속 220km로 설계된 열차인 만큼 열차 운행 속도가 최고 250km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것.
업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고속철 운행속도가 전체적으로 재조정되면 약 60% 이상의 열차 노선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고속철 감속 운행으로 고속철 경쟁력이 약화되고 승객이 줄어 철도부 부채가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철도부 한 관계자는 “고속철이 비행기와 경쟁할 수 있는 것은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며 “고속철이 감속 운행되면 경쟁력이 대폭 떨어지고 고속철 산업이 침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에 대해 베이팡자오퉁(北方交通)대 룽자오허(榮朝和) 교수는 “안전을 위해서라도 고속철은 반드시 감속 운행해야 한다”며 “’빨리빨리’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철도부에 따르면 현재 중국 전역에서 운행되는 고속철 노선 총 길이는 5149km에 달한다.
현재 이미 개통한 노선에는 베이징~텐진, 우한(武漢)~광저우(廣州), 정저우~시안, 상하이~난징(南京), 상하이~항저우, 스자좡(石家庄)~타이위안(太原), 지난(濟南)~칭다오(靑島), 허페이(合肥)~난징, 허페이~우한, 닝보(寧波)~타이저우(台州)~원저우, 원저우~푸저(福州), 푸저우~샤먼(廈門), 난창(南昌)~주장(九江), 청두(成都)~두장옌(都江堰), 창춘(長春)~지린(吉林)이 있다. 또한 광저우~주하이(珠海), 광저우~선전(深圳) 노선도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