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3차 양적완화 결단하나

2011-08-09 15:53
신용등급 하락·증시 폭락 대처 전망 제기

(워싱턴=송지영 특파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역사적인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이면서 전 세계가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의장(사진)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9일 금융통화정책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시장 전문가들은 허약할 대로 허약해진 상태에서 미국 경제가 S&P에 의해 극단의 처방을 받고 흔들리고 있는 만큼 연준이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조치든 시장의 신뢰
를 되살리는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안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신뢰에 대한 일격"이라며, "미국이 빚을 갚을 수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보다는 금융시스템의 핵심에 대한 회의가 높아진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정책당국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용기를 보이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JP모건체이스, BNP파리바 및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일제히 "연준이 지난 1·2차 양적완화(QE)를 통해 시장에 푼 2조8700억 달러를 회수하지 않는, 결과적으로 통화 팽창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연준이 단기 채권을 장기로 전환해 장기 부채에 대한 정부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조치는 모두 신뢰를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당장 현 경제 모멘텀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연준이 시장에 영향을 주는 무언가 한다는 확신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BNP파리바의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 줄리아 코로나도는 "고조된 우려가 허약한 경제를 당장 경기 침체로 끌고 갈 수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버냉키는 9일 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으로 시장에서는 그가 회견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은 특단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분간 제로(0)금리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은행들이 연준에 준비고 이상으로 비축한 예금(초과지불준비금)에 대한 금리를 0.25%포인트 정도 내려 은행들을 상대로 '돈풀기'를 적극 장려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날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총재 및 재무장관들이 시장 안정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힌 것도 연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 결정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