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노사, 협상 나섰지만 타결은 '글쎄'
2011-07-08 15:51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지 2주일째에 다다른 상황에서 노사가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노사의 입장 대립이 팽팽해 타결의 여지는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8일 SC제일은행 노사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노사는 파업 사태를 마무리짓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노조에 따르면 7일 리차드 힐 SC제일은행장은 노조가 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강원도 속초로 내려가 김재율 노조위원장과 협상을 벌였다.
저녁 6시부터 5시간이 넘도록 협상을 벌인 끝에 노조가 기존에 요구했던 안건을 수정해 내놓기로 하면서, 실무진이 우선 추가 교섭을 한 후 대표자 교섭을 가지기로 결정됐다.
현재 추가 교섭 과정에 있으며 결과에 따라 주말과 상관없이 대표자 교섭도 실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전히 노사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라 극적 타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힐 행장은 여전히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보장을 해달라면서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며 “달라진 게 없는 상황에서 이번 주말 내 타결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힐 행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금융산업이 국제적으로 더 많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한국의 강성 노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들어 비판했다.
노사는 2010년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협상과정에서 사측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시사하며 갈등을 빚다 파업 국면을 맞았다.
현재 사측은 성과연봉제 태스크포스팀(TFT) 구성에 합의하겠다는 안을 내놓았으나 노조 측에서는 여전히 사측이 제도 도입을 전제로 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SC제일은행의 총파업은, 지난 2004년 씨티은행과의 합병을 반대하며 벌어졌던 옛 한미은행의 파업(18일) 기록을 깨고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반해 사측은 “일단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게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협상으로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것임을 내비쳤다.
한편 총파업에 동참중인 조합원은 전 직원의 절반 가량인 약 2500명(금감원 추산)이며 사측은 이에 따라 통합영업점으로 부득이하게 이동해야 하는 고객에게 택시비를 지원하거나 육아 휴직중인 인력까지 동원해 영업점의 빈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