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임금협상 시작… 車업계 본격 임단협 시즌
2011-07-07 14:00
현대차 '속도전' 한국지엠 '난항' 쌍용차 '홀가분'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기아차 노사가 7일 임금협상(임협)에 들어갔다. 이로써 국내 자동차 업계는 본격적인 임단협 시즌에 접어들었다. 대부분 휴가 시즌이 시작되는 오는 30일까지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지만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다른 변수까지 있어 협상 진행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기아차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광주 공장에서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사측 교섭위원으로 이삼웅 사장 외 19명, 노조 측에서는 김성락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장 등 19명이 참석했다.
노조 측 입협 요구안은 기본급 15만611원(기본급 대비 8.6%) 인상,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이다. 여기에 주간 연속 2교대 도입과 이에 따른 현행 시급제의 월급제 전환 등추가내용도 담았다.
기아차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2543억원으로 30%인 6763억원을 전체 직원 3만2000명으로 나눌 경우 약 2113만원이 된다.
노사는 이날을 시작으로 매주 3~4회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병행할 예정이다.
앞서 협상을 시작한 현대차와 한국지엠 노조도 이와 동일한 기본급 15만611원 인상,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5월부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격년 단위로 맺는 단체협상까지 해야 하는 현대차는 지금까지 총 9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으나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인상ㆍ성과급 외에 상여금 750→800% 인상, 장기근속자 예우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근로시간면제제도 ‘타임오프’ 시행에 따른 단체협약 일부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로 서로의 의견이 팽팽하다.
다만 노사가 이달부터 주 2회이던 교섭을 주3회 갖기로 합의하면서 ‘속도전’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당초 목표이던 ‘휴가 전 임단협 타결’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통상 임단협 타결 1~2주 전에서야 주 3회 교섭을 해 왔다.
현대차 노조는 6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울산지부 9개 사업장에서 6일 오전 1시간 경고성 부분파업을 벌였으나, 현대차 노조는 불참했다.
지난 5월25일부터 12차례 임금 교섭을 벌여 온 한국지엠 노사는 입장차가 여전히 팽팽하다. 사측이 내놓은 임금 6만8828원 인상, 타결즉시 격려금 120만원, 연말 성과금 100만원은 노조 측 요구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태다. 노조는 이에 4일 잔업거부에 이어 5~6일 3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인천ㆍ군산ㆍ창원 공장에서 약 3600대의 생산차질을 빚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완성차업체 중에선 쌍용차는 올해 임금협상을 기본급 7만1000원 인상을 골자로 지난 5월 일찌감치 타결했다.
올해는 부품사 파업이라는 또 다른 변수도 관심을 모은다. 앞선 유성기업 사태 때 부품사 파업이 완성차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걸 ‘학습’했기 때문이다. 유성기업은 관리직 등을 동원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여전히 정문 앞 대치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6일에는 만도 노조가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가고, 한일이화ㆍ한라공조ㆍ메티아 등 금속노조 울산지부 산하 9개 사업장 노조가 1시간 파업 후 집회를 벌여 긴장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