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피셔, IMF 총재 출마 선언

2011-06-12 12:43
나이·이중국적 걸림돌될 듯

(아주경제 이가영 기자) 스탠리 피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가 11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피셔는 이날 성명을 통해 "IMF 수장자리는 어쩌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며 "심사숙고 끝에 총재직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후보 접수 마감인 전날 원서를 접수했다.

이로써 피셔는 이미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러시아 등의 지지를 확보하며 IMF 총재 선거에서 일찌감치 앞서 나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의 강력한 경쟁자로 주목을 받게 됐다.

IMF 부총재를 지냈던 2000년 총재직에 도전한 바 있는 피셔는 글로벌 금융위기 동안 이스라엘 경제를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셔의 출마로 IMF 총재 자리를 놓고 라가르드 장관과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가 삼파전을 벌이게 됐다.

24명으로 구성된 IMF 이사회는 이달 말까지 후보자 중 한 사람을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재 선출은 만장일치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피셔가 IMF 총재에 당선되는 데는 험로가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피셔의 나이와 이중국적이 막판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IMF는 총재 취임 연령을 65세, 재직 연령을 70세 미만으로 각각 제한하고 있다. 올해 67살인 피셔가 당선될 경우 관련 규정의 손질이 불가피하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전날 낸 성명에서 IMF가 총재의 나이제한 규정을 고치거나, 피셔의 총재직 지원서를 받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또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태어난 피셔가 미국과 이스라엘 국적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베스마 모마니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는 "피셔는 훌륭한 후보가 될 것"이라면서도 "아프리카에서 자라나 이스라엘에서 활동했지만, IMF 부총재를 지낸 만큼 그는 미국인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