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은진수 전 감사위원에 이어 배국환 감사위원도 피감 대상 기관 또는 업체와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31일 감사원 등에 따르면, 배 위원은 작년 4~7월 실시된 감사원의 ‘공공기관 공직자 등 비리점검’ 당시 서울메트로(지하철 제1~4호선) 상가 입점 비리 관련 감사의 주심 감사위원으로 있으면서 이석형 전 감사위원을 만난 것이 알려진 것이다.
　
　해당 감사에서 감사원은 지하철 상가를 임차해 운영한 A사가 고액의 임대료를 받고 매장을 제3자에게 불법 재(再)임대한 사실을 적발하고, 관련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그런데 올 1월 감사원의 감사결과 공개에 앞서 배 위원이 A사의 법률대리인이었던 이석형 전 감사위원과 만난 사실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감사원 측은 일단 “배 위원이 비위 업체가 아닌 변호인을 만난 사실만으론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감사원도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감사위원이 감사결과 심의과정에서 감사 대상자 측으로부터 소명 의견을 듣는 건 일반적인 감사결과 심의과정의 일환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변호인 접견 그 자체를 부적절하게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배 위원도 “작년 11~12월쯤 이석형 변호사를 두 차례 만난 바 있지만, 피감기관 변호인 측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였다”면서 “이는 형평성 차원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것을 의혹으로 보도하는 것은 악의적인 감사원 흔들기”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감사결과 자료를 해당 변호인 측에 팩스로 전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1월4일 감사결과가 시행된 이후에 보내준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은 전 위원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저축은행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 민주당 등 야당은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도 “감사원 고위 간부들은 청탁의 실체와 내용을 남김없이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감사원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